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맹렬한 산업화를 이끌었던 검은 심장부. 만항재에서 함백역까지 40km에 달하는 굽이진 산길은 매일같이 캐낸 석탄을 쉴 새 없이 실어 나르던 경제의 핏줄과도 같았다. 짙은 탄가루가 흩날리며 팍팍한 삶의 무게를 지탱하던 그 ‘석탄을 나르던 옛길(운탄고도·運炭古道)’이 반세기의 세월을 넘어, 이제는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고원의 길(雲坦高道)’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가 품고 있는 백운산 능선의 ‘하늘길’ 이야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발 1100m가 넘는 첩첩산중 고지와 능선으로 이어지는 운탄고도는 오늘날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힐링 명소로 꼽힌다. 석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며 한때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지만, 잿빛 먼지가 걷힌 자리에는 수백여 종의 야생화와 희귀 고산식물이 끈질긴 생명력을 틔웠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발 1100m가 넘는 첩첩산중 고지와 능선으로 이어지는 운탄고도는 오늘날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힐링 명소로 꼽힌다. 석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며 한때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지만, 잿빛 먼지가 걷힌 자리에는 수백여 종의 야생화와 희귀 고산식물이 끈질긴 생명력을 틔웠다. 봄부터 가을까지 얼레지, 박새꽃, 동자꽃, 양지꽃 등 각양각색의 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백두대간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를 이룬다. 화절령에서 낙엽송길을 지나 하이원호텔&CC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와 등산 코스 곳곳에는 옛 탄광 문화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걷는 이들에게 역사의 무게를 묵묵히 전한다.

이 아름다운 길에는 광부들의 애틋한 삶의 애환도 서려 있다. 갱도가 무너져 내린 자리에 물이 차오르며 생겨난 ‘도롱이연못’이 대표적이다. 탄광 사고가 빈번했던 그 시절, 붕괴 사고의 공포 속에서도 광부의 아내들은 이 첩첩산중 연못을 찾아 도롱뇽의 생사를 살폈다. 활발하게 헤엄치는 도롱뇽을 보며 막장 아래 남편 역시 무사할 것이라 믿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숭고하고도 눈물겨운 기원의 장소에는 이제 키 큰 낙엽송이 드리워져 운치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눈물과 땀방울이 서린 하늘길은 이제 쉼을 넘어 ‘산악 스포츠의 메카’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강원랜드는 운탄고도를 국민 건강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는 한편, 대한육상연맹 및 정선군과 ‘운탄고도 육상 전지훈련장 이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최정상급 트레일 코스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매년 이곳에서는 가슴 뛰는 대규모 산악 액티비티가 펼쳐진다. 지난 5월 10일부터 이틀간 열린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는 국내 트레일러닝을 대표하는 탑티어 대회로 성장했다. 200여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총 3000여 명의 러너들이 백두대간의 꽃길을 내달리며 글로벌 대회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또한 과거 광부들이 걷던 길에서 이제는 반려견과 함께 호흡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댕댕트레킹’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참가자들은 고원 숲길을 걷고 케이블카로 해발 1340m 하이원탑에 올라 비경을 만끽한다. 대한민국의 불을 밝혔던 검은 땅은 이제 거친 숨소리가 심장 박동을 울리는 생명의 길로 완벽하게 다시 피어나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