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서 닿지 않은 ‘겨울’을 향한 질문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현장 속으로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한국은 연일 한파가 기승을 부리며 영하의 추위다. 두꺼운 패딩 없이는 한 발짝도 나서기 어려운 계절. 숨을 내쉴 때마다 입김이 흩어졌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밀라노의 겨울은 사뭇 다르다.

낮 기온은 영상. 햇살이 비치는 오후, 거리엔 눈 대신 사람의 발걸음으로 가득하다. 패딩은 선택이고, 카페 테라스엔 여유가 있다. ‘동계’올림픽이란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다. 서울의 매서운 한파를 떠올리면 이질감은 더 커진다. ‘동계’라는 단어는 머릿속에만 남아 있고, 몸은 아직 겨울을 느끼지 못한다.

밀라노는 2026 동계올림픽의 중심 도시다. 개회식이 열리고, 빙상 종목이 치러진다. 그러나 이곳의 체감은 우리가 떠올리는 ‘겨울 올림픽’과 거리가 있다. 눈은 보이지 않고, 혹한도 없다. 서울의 겨울을 알고 있는 이들에겐 더 낯설 수밖에 없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에 있지만, 남유럽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혹독한 한파보다는 완만한 겨울이 일상이다. 그래서 ‘동계’라는 수식어는 도시의 풍경보다는 일정표 속에만 존재하는 듯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도시가 이렇게 따뜻해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유다.

그래서 궁금증은 자연스레 설상 종목의 무대, 코르티나담페초로 향한다. 설상 종목이 열리는 코르티나담페초는 밀라노에서 약 400㎞ 떨어져 있다. 아직 그곳에 닿지 못한 지금, 코르티나는 밀라노와 대비되는 상상의 공간이다. 알프스 산자락, 돌로미티의 설원, 영하의 공기. 같은 올림픽인데 도시 하나만 옮겨도 계절이 바뀐다고들 한다.

코르티나는 해발 1200m가 넘는 산악 도시다. 겨울엔 눈이 일상이고, 기온은 영하권에 머문다. 밀라노에서 느끼지 못한 ‘동계올림픽의 공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밀라노가 ‘겨울에 열리는 올림픽 도시’라면, 코르티나는 ‘겨울 그 자체’란 얘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그 질문 자체로 상징적이다. 같은 대회, 같은 나라, 같은 시간. 그러나 한쪽은 영상의 도시, 다른 한쪽은 영하의 산이다.

밀라노에선 겨울이 일상에 녹아 있다. 코르티나는 겨울이 주인공이 된다. 아직 코르티나에 닿지 않았기에, 차이는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따뜻한 도심에서 겨울 올림픽을 상상하는 낯선 간극이야말로 이번 대회의 출발선일 것이다.

밀라노에서 느끼지 못한 겨울은, 분명 산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다. 2026년 동계올림픽은 지금, 다른 두 개의 겨울로 시작되고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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