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메달’이다.
8년 만에 동계올림픽 ‘톱10’ 진입을 목표로 내건 한국이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빙상 외 종목 메달 획득’을 1989년생 ‘베테랑’ 김상겸(37·하이원)이 가장 먼저 달성했다. 아울러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1호 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맏형’ 김상겸은 지난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준우승,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두 선수가 나란히 달리며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이상호(넥센윈가드)가 이 종목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스키·스노보드 올림픽 출전 58년 역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선 뒤 8년 만에 메달이 나왔다.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 이상호가 이번 대회 16강에서 탈락했지만 한국 최고령 선수인 김상겸이 대이변을 연출,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사상 첫 올림픽 멀티 메달 도전 동력을 얻었다.

11일 예정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가 가장 주목받는다. 하프파이프는 기울어진 반원통현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심판이 채점해 순위를 매긴다. 숀 화이트, 클로이 김(이상 미국)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간판으로 활약한 종목인데 최근 이채운(경희대) 최가온(세화여고) 등 한국 선수의 국제 경쟁력이 돋보인다.
특히 최가온은 이번시즌 월드컵에서 3승을 거두며 여자 하프파이프 랭킹 1위에 매겨졌다. 최근 캐나다 스포츠 정보업체인 ‘쇼어뷰 스포츠 애널리틱스(SSA)’는 최가온이 이 종목 3연패를 노리는 클로이 김을 제치고 우승하리라고 점쳤다.
이채운은 최근 부상으로 주춤하나,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남자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목에 건 실력파다.
스키를 신고 펼치는 프리스타일 스키도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 10일 오후 7시15분 예선에 돌입하는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입상한 정대윤(서울시스키협회)이 포디움을 두드린다. 또 지난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한국체대)도 이번 대회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하프파이프에 출전한다.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비상은 비인기 종목임에도 장기간 후원해 온 롯데그룹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롯데는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로 지난 2014년부터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에 300억 원 이상 후원했다. 선수단 장비 지원은 물론, 훈련 여건 개선에 앞장선 적이 있다.
‘김상겸 신화’는 해외에서 치르는 올림픽에서도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결승에서 벤자민 카를(오스트리아)에게 0.19초 차로 졌지만 8강에서 이번시즌 ‘월드컵 랭킹 1위’인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꺾는 등 저력을 뽐냈다. 롯데의 지원이 진정으로 빛을 발휘하는 시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멀티 메달’에 성공하면 스키·스노보드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젖힐 만하다.
한편, 김상겸의 은메달은 역대 동·하계 통틀어 한국의 400번째 메달이다. 이때까지 한국은 하계올림픽에서 320개(금109·은100·동111), 동계올림픽에서 80개(금33·은31·동16)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