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불과 1년 전만 해도 뉴진스 멤버와 가족을 ‘한몸’이라 지칭했던 어도어 전 대표 민희진이 책임의 화살을 뉴진스 가족에게 돌렸다. 스스로 ‘뉴진스 맘’이라 칭했고, 부모들 역시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끈끈한 연대를 보였지만, 100억 원이라는 거액의 소송 앞에서 ‘모성애’의 가면은 산산조각 난 듯 보인다. 민희진과 뉴진스 가족의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위기다.

민희진의 법률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민희진이 탬퍼링(계약 만료 전 접촉) 의혹을 받는 건 뉴진스 멤버의 큰아버지가 주가조작 세력인 다보링크 박정규 전 대표를 소개해 줬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민희진 측은 “가족을 믿고 나갔을 뿐”이라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멤버와 가족을 보호하고자 1년 넘게 침묵했다”는 명분은 위기의 순간 돌연 멤버의 가족을 ‘주가조작의 연결고리’로 지목하면서 빛을 잃었다.

논리적 모순 또한 피하기 어렵다. “상대가 주가 조작 세력인지 몰랐으니 나는 피해자”라는 논리이나, 상대의 실체는 탬퍼링 의혹의 본질이 아니다.

핵심은 그를 만난 민희진의 ‘의도’에 쏠린다. 김선웅 변호사는 소통 창구 마련을 위한 만남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명분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석연치 않은 대목이 존재하는 탓이다. 이날 공개된 2024년 9월 28일 녹취록에서 민희진은 하이브 이재상 대표에게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체가 연락하고 있지만, 안 만나고 있다”고 했으나, 불과 이틀 뒤인 30일 다보링크 대표와 접촉했다.

왜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 대신 다보링크를 만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미진하다. 멤버 가족의 권유 때문이라는 해명만으로는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하기 힘들다.

문제의 핵심은 거듭 강조하듯 만남의 ‘의도’다. 상대가 민희진과 뉴진스를 불손한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 것이고 민희진은 탬퍼링과 무관하다면, 민희진이 이들과 만나게 된 그 의도를 분명하게 증명할 필요가 있다. 민희진이 주장하는 1시간여 만남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녹취록을 공개하면 쉽게 밝혀질 사안이다.

대신 이번 기자회견은 민희진 스스로 ‘주식시장교란 공모’ 세력에 당할 뻔했다는 주장에 그쳤다. 대형 레이블 수장이었던 민희진의 비즈니스적 판단력에 아쉬움만 드러낸 셈이다.

특히 대중이 실망하는 지점은 평소 ‘뉴진스 맘’을 자처한 민희진이 돌연 자신의 방어를 위해 멤버 가족까지 끌어들인 사실이다. 이로써 ‘뉴진스 맘’은 사라졌다. 대신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피고인 민희진만 남았다.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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