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제주의 작은 섬 비양도가 7명의 유명 셰프와 만나 새로운 미식의 성지로 거듭났다. ‘미니 제주도’라 불리는 이 작은 섬에 모인 셰프들은 화려한 일회성 요리가 아닌, 마을 식당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상생 레시피를 남겼다.
이번 ‘맛잇는 상생’ 프로젝트에 참여한 셰프들이 레시피 개발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단연 ‘지속 가능성’이었다. 셰프들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가격으로 식재료를 공수할 수 있는지, 보관이 용이한지를 최우선으로 살폈다”며 “셰프의 욕심으로 과한 터치를 하기보다 사장님들이 쉽게 요리하고 지속해서 메뉴를 운영할 수 있는 레시피를 짜는 데 집중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이틀간 반복 조리 과정을 거치며 점주들에게 타이밍과 계량, 맛을 쌓는 기술을 꼼꼼히 전수했다.

비양도만의 로컬 식재료는 셰프들의 섬세한 코멘트와 함께 화려하게 변신했다. 김도윤 셰프는 “전복 내장과 뿔소라로 만드는 게우젓, 지역 명물 꽃멜을 활용하면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고안했다”고 밝혔다. 김밥대장은 “톳 특유의 뽀득거리는 식감이 재미를 주는 톳김밥에 입맛을 돋우는 톳무침을 함께 낸 것이 매력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오세득 셰프는 “평소 중국집을 운영하고 싶어 했던 백연향 사장님의 소원을 반영해 전복 내장 소스와 전복을 이용한 짜장밥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점주들은 셰프들의 전문성과 열정을 곁에서 경험하며 섬에 큰 활력을 얻었다고 환호했다. 늘 같은 방식, 눈대중으로 요리해 오던 점주들에게 정확한 계량과 조리 시간 등은 신선한 자극이자 큰 수확이었다. 호돌이식당 점주는 “계량을 해야 한다는 점이 크게 인상 깊었고 배우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연향 점주 역시 “한식만 하다가 짜장밥으로 드디어 소원을 풀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주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레시피들은 비양도의 상설 메뉴로 안착했다. 포장 손님이 많은 ‘쉼그대머물다’는 톳김밥을 계속 판매할 계획이며, ‘봄날섬’은 “원조 보말빵보다 색다르고 마늘, 후추와의 조합이 신선해 계속 셰프님의 레시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이네 식당’ 역시 맵지 않게 볶아낸 신메뉴가 낚시 민박 손님과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아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행사를 찾은 일반 참가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전체 방문객의 20%를 차지한 도외 지역 참가자들은 “무엇 하나 맛없는 메뉴가 없어 너무 행복하고 입이 즐거웠다”고 극찬했다. 특히 니시무라 셰프가 무를 두들겨 부드럽게 만든 문어비빔면과 남준영 셰프의 한치 흑돼지 덮밥이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도보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마실을 다니는 셰프들과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소박한 경험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가장 흥미로운 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준영 셰프는 비양도를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예쁘고 귀여운 섬”이라고 극찬하며, “섬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액티비티와 사우나 등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제반 시설이 더해지면 좋겠다. 식당과 숙소들의 캐릭터가 좀 더 명확해진다면 재미있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날 것”이라는 진정성 있는 브랜딩 방향을 제시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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