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25일 KIA전 종료 후 특타 나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 소등 지시
몇 분 하지도 못하고 ‘강제’ 철수
공단 “사전 협의되지 않았다”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분명 허가를 받고 쓰는 곳이다. 경기 후 20분 정도 특타(특별타격) 훈련을 하려 했다. 실제로 시작도 했다. 갑자기 불이 꺼졌다. 멈춰야 했다. ‘촌극’이다. 키움이 ‘세입자 설움’을 절절하게 느끼는 모양새다.
키움은 26일 고척 KIA전에서 2-5로 패했다. 전체적으로 빈타에 허덕였다. 이에 경기 후 20분가량 특타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 종료 후 홈플레이트 쪽에 배팅 케이지를 설치했다. 선수들이 나왔고, 박주홍이 먼저 나와 배트를 돌렸다.

이때 서울시설공단 관계자가 나와 소등을 지시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게 이유다. 선수들은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구단 관계자는 “현재 고척스카이돔은 일일 대관 형태로 사용한다. 한 달 전에 공단에 대관신청서를 제출한다. 경기 종료 시점을 알 수 없기에 넉넉하게 오후 11시까지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중 특타 얘기가 나왔다. 6~7회 공단에 경기 후 사용을 요청했다. 공단에서는 사전 협의된 내용이 아니기에 불가하다고 했다. 경기가 좀 일찍 끝나서 잠깐 하려고 했는데, 공단 관계자가 나와 소등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11시가 아니다. 경기 끝나면 바로 대관 종료다. 키움 쪽에서 우리와 협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11시는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잡은 거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부터 갑자기 요청하는 경우가 잦았다.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는 없다. 당일 훈련 신청의 경우, 상황을 봐야 한다. 딱 잘라서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대신 오늘은 협의가 안 된 사안이다”고 부연했다.
고척은 오롯이 키움이 ‘빌려 쓰는’ 곳이다. 분명 홈구장인데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 키움이 답답한 이유다. “조금 융통성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타격 부진을 예측해 미리 훈련 시간을 예약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여러모로 공단의 대응이 아쉽다.

과거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11월이다. K-베이스볼 시리즈를 위해 대표팀이 소집됐다. 고척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공단 직원들이 지인들과 함께 더그아웃까지 들어왔다. 사인을 요청하고, 셀카를 요청했다. 목에 ‘방문증’을 떡하니 걸고 있었다. 그때는 융통성이 제법 있었던 셈이다. 그게 야구를 향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게 선수단이 철수했고, 배팅 케이지를 홈플레이트 뒤편으로 치웠다. 이내 불이 다시 켜졌다. 그리고 구장 정비 요원들이 나와 그라운드 정비를 시작했다. 다음날 바로 경기가 있기에 정비는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도 뭔가 뒷맛이 씁쓸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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