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감독의 ‘족집게 강의’
디테일한 설명으로 투수들 잡아주는 중
격려도 잊지 않는 모습
두산의 ‘투수 왕국’ 만들어지는 중

[스포츠서울 | 시드니=강윤식 기자] “A급 되자!” “커브 하나 더 던져봐”
두산 스프링캠프 불펜장에서 투구에 임하는 선수들만큼 눈에 띄는 이가 있다. 바로 김원형(54) 감독이다. 불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매의 눈’으로 선수들 투구를 지켜본다. 힘을 내게 하는 격려와 디테일한 피드백이 들어간다. 사령탑의 ‘족집게 강의’로 ‘투수 왕국’이 만들어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 현지 시각 오전 10시. 불펜피칭에 나서는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미트에 공이 꽂히는 소리, 투수들의 기합 소리, 그리고 포수들의 파이팅 소리가 불펜장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김 감독의 피드백이다.

한 조에 4명씩 공을 던진다. 김 감독은 불펜장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투구에 임하는 투수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핀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부분에 대해 바로 피드백한다. 이 과정에서 직접 시범 동작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족집게 강의다.
김택연은 “감독님께서 한 번 원하는 코스에 들어가면 구종 바꾸지 말고 2~3번 던져서 자기 걸 만들라고 하셨다. 또 내가 세트 포지션에서 크로스로 서 있으니까 우타자 바깥쪽이 원하는 대로 안 들어갈 때가 많다. 그러니까 크로스를 일자로 만들어서 해보라는 조언도 하셨다”는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 이교훈을 향해 “머리 복잡하게 하지 마라. 폼 어긋나니까 생각 편하게 해라”는 조언, 박치국에게 “커브 던질 때 불안해하지 말라”는 조언을 하는 김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원준에게 커브를 설명할 때는 박치국에게 “커브 하나 더 던져봐”라고 말하며 “저게 좋은 커브”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드백하면서 격려 또한 잊지 않는다. 김 감독은 윤태호에게 “커터는 아직 아니”라고 냉정히 얘기하면서도 이후 큰 소리로 “A급 되자”고 외치면서 힘을 불어넣는 모습도 보여줬다.

투수들도 이런 김 감독의 ‘일타강의’에 만족감을 보인다. 김택연은 “확실히 투수 출신이셔서 우리가 이해하기 쉽도록 디테일하게 설명 잘해주신다”고 했다. 신인 서준오는 “큰 부분을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마운드 위 세세한 부분까지 수정해주신다. 그것만 따라도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1993년 만 20세 9개월 25일의 나이로 KBO리그 역대 ‘최연소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레전드 투수’ 출신이다. 2019~2020 두산에서 투수코치 보직을 맡기도 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스프링캠프부터 투수들을 ‘특별 케어’하는 김 감독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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