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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모든 일이 생각대로 풀리진 않는다. 각 팀들이 시즌 전부터 짜놓은 시즌 운영 계획 역시 돌발변수에 틀어지기 일쑤다. 결국 ‘플랜B’로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달라진다. 정해진 궤도를 수정할 때 그에 맞는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하기 마련이고 그 기회를 잡은 이들이 빛을 보고 있다.
지금 롯데 불펜에는 지난 시즌 필승 셋업맨인 조정훈과 박진형 모두 없다. 7, 8회를 책임져줄 최고의 불펜요원 2명을 잃은 롯데는 비교적 빠르게 대안을 찾았다. 진명호와 오현택이 지난해 조정훈, 박진형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진명호는 23일까지 25경기에 등판해 4승1패, 1세이브, 5홀드, 방어율 1.08을 기록 중이다. 군 제대 후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팀에서 비중있는 보직을 맡았다. 당초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 유망주였던 진명호는 줄어든 구속 대신 정교해진 제구력으로 1군 생존의 길을 텄다.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서 롯데로 온 오현택 역시 21경기에서 1승1패, 7홀드, 방어율 2.66을 기록하며 없어선 안될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진명호와 오현택의 재발견은 롯데에 반길 일이다. 조정훈과 박진형까지 돌아올 경우 롯데 불펜층은 더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NC는 임창민이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이탈하며 이민호에게 뒷문을 맡겼다. 임창민은 2015년부터 NC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지난 시즌까지 3년 동안 86세이브를 수확했다. 하지만 올시즌 8경기에서 1승 3세이브, 방어율 6.43으로 부진했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갑작스럽게 바통을 이어받은 이민호는 15경기에서 1승, 2세이브, 방어율 3.31을 기록 중이다. 부담감을 느낄 법도 하지만 씩씩하게 공을 뿌리며 임창민의 공백을 지우고 있다.
잇따른 부상자 속출로 넥센은 ‘플랜B’도 모자라 C, D까지 가동하고 있다. 서건창이 정강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박병호가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다. 이후 김민성과 이정후, 김하성이 차례로 부상의 덫에 걸렸다. 선발 라인업을 꾸리기도 어려웠지만 유망주인 외야수 김규민, 내야수 김혜성, 송성문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수확이다. 그 사이 김민성, 박병호도 복귀했다. 김규민은 20경기에서 타율 0.395에 16타점을, 김혜성은 8도루(타율 0.258)를 기록 중이다. 송성문도 타율 0.288, 득점권 타율 0.375로 괜찮다. 모든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넥센의 야수진은 더 풍부해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중요한 자리에 서면 그만큼의 책임감으로 인해 성장하고 그 자리에 부합되는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는 말이다. 올시즌 책임감을 등에 업고 재평가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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