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과달루페=김용일 기자] “월드컵에서 명예회복? 그런 생각해본 적 없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운명의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대회 성공에 따른 국가대표 감독으로 명예회복’과 관련한 말에 이렇게 말하며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남아공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하루 앞둔 24일(한국시간) 결전지인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BBVA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2014 브라질 대회 실패를 딛고 사령탑으로 두 번째 월드컵 도전에서 명예회복을 향한 말에 “내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여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감독으로) 책임을 지면 된다”며 “성공했을 때 명예회복을 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에 이어 지도자로도 승승장구한 홍 감독은 12년 전 소방수로 다급하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가 브라질 대회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 첫 실패를 맛봤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등 행정가 경험을 한 뒤 울산HD 지휘봉을 잡아 K리그1 2연패(2022~2023)를 지휘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2024년 8월 커리어 두 번째 A대표팀 지휘봉까지 잡아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았는데 이번 대회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승리하며 감격적인 ‘월드컵 첫 승’에 성공한 적이 있다.

비록 ‘홈 팀’ 멕시코와 2차전에서 0-1 석패했지만 지속해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끌고 있다. 1승1패(승점 3)로 멕시코(승점 6)에 이어 조 2위를 달리는 한국은 최하위 남아공(승점 1)과 3차전에서 무승부 이승 성적을 거두면 자력으로 2위를 확보, 32강행에 성공한다. 다만 패할 경우엔 멕시코-체코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갈린다.

다음은 홍 감독과 일문일답

- 남아공전을 어떻게 준비했나.(외신기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다. (지난 2차전 때)준비 과정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겼을 때보다 분위기가 처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몸도, 정신도 회복됐다. 평소처럼 준비 과정을 거쳤다.

- 몬테레이에 한국 교민이 5000명 이상 거주한다더라. 한국 기업도 많아서 홈 팀 분위기를 낼 것 같은데.(외신기자)

한국과 멕시코의 관계가 아주 좋은 걸 알고 있다. 예를 들면 1차전 체코와 경기에서도 한국 팬 뿐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멕시코 팬이 “꼬레아”를 외쳐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곳에 한국 기업과 교민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내일 경기에서 홈그라운드 같은 기분을 품고 선수들이 경기할 수 있는 건 큰 선물이다. 잘 이용해서 좋은 경기하겠다.

- 날씨가 굉장히 덥다. 남아공 감독도 자기 선수에게 좋지 않을거라고 하는데.

(1,2차전이 열린) 과달라하라와 전혀 다른 환경이다. 선수들이 조금 어려울 순 있는데 (한국에서도) 꾸준하게 높은 온도와 습도를 지닌 곳에서 해왔다. 물론 100% 적응하는 건 쉽지 않지만 3차전이 열리는 몬테레이의 날씨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1,2차전을 위해 시행한) 고지대 훈련과 함께 준비했다. 고지대 적응과 관련해 선수가 자신감을 가졌던 것처럼 덥다고 느낄 수 있으나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

- 내일 비겨도 32강행이 가능하다. 이기면 2002 한일 대회 이후 조별리그 2승을 거두는데.

3차전을 대비해서 몇 가지 코칭 포인트는 있었지만 무언가 특별히 더 해야 한다고 얘기한 건 없다. 이유는 1,2차전 때 보여준 선수의 모습이 충분했다.

- 1,2차전 선발진에 큰 변화는 없었는데, 남아공전은?

2~3가지 포지션은 변화할 것이다.

- 몬테레이는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을 결정지은 곳인데.

그건 잘 몰랐는데 우리에게도 그런 기회가 온다면 기쁠 것 같다. 큰 선물이 있던 곳으로 기억했으면 한다.

- 선수로 지도자로 월드컵 경험이 많은데 3차전을 앞두고 비겨도 올라가는 상황은 어떠한가.

월드컵 3차전을 앞두고 경우의 수를 따질 때 이런 적은 없었다. (대부분) 꼭 이겨야 올라가는 상황이 많았는데 지금은 우리 팀에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특별히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경기가 굉장히 어렵다. 상대 역시 까다로운 팀이다. 만약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

- 감독으로 두 번째 월드컵이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2014년 대회 실패의 명예 회복을 할 수도 있고, 실패를 반복할 수 있는데.

2026년 월드컵을 이끌고 멕시코에 와 있다. 선수들과 새로운 도전을 하는 중이다. 내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대회에서) 성공하면 명예를 회복한다?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 개인적인 건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내게 중요하지도 않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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