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창간기획: 다시 피어나는 검은 땅⑧


[스포츠서울 글·사진 | 정선=원성윤 기자] 초여름의 문턱에 선 강원도 정선 하이원 리조트 곳곳에선 노인부터 어린 손자까지 3대(代)가 어우러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연령별로 체력과 취향이 달라 대가족 여행은 일정 조율에 골머리를 앓기 십상이지만, 해발 1000m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이곳은 다르다. 각자의 취향을 만족시키면서도 하나의 가족으로 함께할 수 있는 ‘맞춤형 동선’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3대가 모두 행복한 힐링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 1340m 구름 위를 유람하다…노약자도 거뜬한 ‘운탄고도 케이블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유모차를 끈 부부들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총길이 2832m의 ‘운탄고도 케이블카’ 탑승장이다. 케이블카가 출발하면 발아래로 야생화가 만개한 여름 슬로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길을 오르는 수고 없이 장엄한 대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어 조부모와 아이들에게 단연 최적의 선택지다.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리조트 최고 지점인 해발 1340m ‘하이원탑’에 당도하면 500평 규모로 조성된 ‘하이원 구름아래 동물농장’이 가족을 맞이한다. 양과 토끼 등 50여 마리의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와 새롭게 단장한 이색 포토존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이어 360도 절경을 뽐내는 ‘하이원 탑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를 나누면 가파른 산행 없이도 대자연을 품에 안은 만족감이 번진다.
◇ 숲속을 가르는 40km의 짜릿함…10대 자녀 둔 부모의 해방구 ‘알파인코스터’

같은 시각, 스릴을 갈망하는 10대 자녀와 부모 세대는 ‘알파인코스터’ 탑승장으로 향한다. 하이원의 알파인코스터는 총 2.2km로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무동력 산악 썰매다.
안전 점검을 마친 썰매가 레일 위로 미끄러지자마자, 최고 시속 40km의 아찔한 속도로 내리막을 내달린다. 탑승객들은 사방에 흐드러지게 핀 샤스타데이지와 야생화 속으로 파묻히는 듯한 쾌감을 맛보며, 10곳에 달하는 업다운과 뒤틀림, 회오리 코스를 쉴 새 없이 통과한다. 급격한 코너를 돌 때마다 숲속을 울리는 환호성은 켜켜이 쌓인 학업과 직장의 스트레스가 시원한 산바람과 함께 흩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 꽃 내음 맡으며 프라이빗 드라이브…야생화 정원 ‘하늘길 카트투어’


여유로운 힐링 산책을 원한다면 ‘하늘길 카트투어’가 제격이다. 하이원이 2006년 개장 이후 82만㎡에 달하는 슬로프에 매년 20~40여 종의 야생화를 파종해 온 덕에, 원추리, 목수국, 꽃양귀비 등 각양각색의 야생화 천국이 펼쳐진다.
가족끼리 친환경 카트를 직접 운전하며 1시간 동안 꽃이 만발한 슬로프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인기다. 특히 올해는 자작나무 군락지를 활용한 ‘자작나무 카트투어’도 신규로 마련돼 숲속 드라이브의 풍성한 볼거리를 더했다.
◇ 밤하늘 별빛 트레킹과 3대의 입맛 사로잡은 ‘운암정’ 미식


해발 1000m 고원에 선선한 밤바람이 불어오자, 낮 동안 흩어졌던 3대는 다시 한데 모인다.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잘 정비된 산책로를 걷는 ‘별빛 밤 산책’에 나선 발걸음은 경쾌하다. 도심의 네온사인 대신 빼곡하게 박힌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대가족 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대가족 여행의 난제인 식사 메뉴 선정 역시 평화롭게 해결된다. 메인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테이블’은 정갈한 한식부터 화려한 양식, 해산물까지 셰프들이 즉석에서 선보여 3대의 다양한 입맛을 한 번에 충족시킨다.
식사 후엔 전통 고택의 멋을 살린 한옥 베이커리 카페 ‘운암정’으로 향한다. 과거 인기 드라마 ‘식객’의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의 고즈넉한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어르신들은 깊은 향의 전통차를, 아이들은 달콤한 퓨전 한식 디저트를 즐긴다. 굳이 리조트 밖으로 맛집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수준 높은 미식과 휴식을 동시에 누리는 표정에서 ‘3대가 행복한 힐링 투어’란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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