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4년 만에 한국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비경쟁 부문까지 더해지며 올해 칸에 또 한번 ‘한국 영화 붐’이 찾아올 전망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경쟁 부문(Competition)에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특히 나홍진 감독 ‘호프’의 경쟁 부문 진출은 상징성이 크다. 칸 경쟁 부문은 매년 전 세계에서 단 20편 안팎의 작품만이 초청되는 핵심 섹션으로, 감독 커리어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꼽힌다.

나홍진 감독은 데뷔작 ‘추격자’를 시작으로 ‘황해’ ‘곡성’까지 모든 작품이 칸의 초청을 받아왔고, 이번 ‘호프’로 처음 경쟁 부문에 입성하게 됐다. 동시에 장편 연출작 전편이 칸에 초청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게 됐다.

더불어 이번 초청은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이후 4년 만에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복귀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 영화의 칸 경쟁 부문 진출이 다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마을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건을 마주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과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출연한다. 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뒤 올여름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도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비경쟁부문이지만 액션, 스릴러, 호러 등 장르 영화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을 선별하는 섹션이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을 시작으로 ‘부산행’ ‘반도’에 이어 네 번째로 칸의 부름을 받았다. 특히 ‘부산행’으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어 이번 ‘군체’ 역시 현지에서의 반응에 기대가 모인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이 선보였던 기존 좀비물과는 다른 형태의 진화된 존재가 관전 포인트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역시 “이 설정만으로도 다양한 서사적 가능성을 상상하게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 배우들의 합류도 눈길을 끈다. 이들 다수에게 ‘군체’는 첫 칸 초청작이기도 해 글로벌 팬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장 위촉이다. 한국 영화인 최초로 칸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박찬욱 감독을 중심으로 나홍진, 연상호 감독까지 합류하면서 올해 칸은 자연스럽게 한국 영화인들의 무대로 넓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경쟁 부문, 비경쟁 부문, 그리고 심사위원장까지 한국 영화인들이 고르게 포진하며 어느 때보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다. ‘K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현 시점에서 한국 영화가 다시 한 번 세계 영화계 중심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주목되는 순간이다.

칸 국제영화제는 5월 12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지방 칸 일대에서 개최된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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