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너무 믿기지 않는다.”

‘우상’ 최민정(성남시청), 심석희(서울시청)와 오륜기 앞에 서는 꿈을 이룬 ‘람보르길리’ 김길리(성남시청)는 마침내 언니들을 넘어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새 기둥’으로 거듭났다. 그는 감정이 복받친듯 울먹이며 말했다.

김길리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2초07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2관왕이자 세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여자 1000m에서 동메달,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김길리는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성과를 냈다. 한국 선수 최다 메달이자 유일한 2관왕이다.

또 여자 선수로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3개 이상 메달을 딴 건 2014 소치 대회 심석희(금 1·은 1·동 1개) 이후 12년 만이다.

김길리는 우승 직후 중계방송사 JTBC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오기 전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자신을 많이 믿었다”고 말했다. 주니어 시절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며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시니어 데뷔 시즌이던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종합순위 4위에 올랐고, 2023~2024시즌 1위에 올라 ‘포스트 최민정’으로 불렸다.

최대 강점은 강력한 체력과 레이스 후반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흐름을 뒤집는 기술이다. 람보르길리라는 별명이 붙은 동력이 됐다.

지난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넘어지며 시련을 겪었고, 이번 대회 첫 메달레이스인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와 충돌해 넘어져 눈물을 흘렸다.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었는데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보란 듯이 역전 드라마를 장식했다. 자신감을 찾은 김길리는 마침내 1500m 결승에서 막판 최민정까지 제치며 2관왕을 달성,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크게 감격한 그는 최민정과 얼싸안았다. 이 얘기에 김길리는 “민정 언니랑 같이 올림픽을 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포디움까지 올라가 기쁘다. 모르겠다. 마음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