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승민 성추행 논란
피해자 종업원 “성추행 아닌 선수 실수”
그런데 2차 폭로? 알고 보니 아무 관련 없는 제3자 누리꾼
‘잘못한 놈은 무슨 욕을 먹어도 싸다’는 접근 위험해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직원을 더듬은 손이 더럽다.”
대만 현지 도박장 출입으로 물의를 빚은 롯데 4인방 중 한명인 고승민(26). 그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 중 하나인 성추행 논란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도박장 방문이라는 명백한 잘못과 별개다. 이미 당사자와 현지 수사기관에 의해 부정된 ‘성추행’ 프레임이 제3자의 폭로로 다시 불붙는 모양새. 과연 이 폭로는 진실을 위한 것인가. 아무리 잘못된 행동을 한 선수라도, 벼랑 끝으로 밀어 넣기 위한 마녀사냥은 있어선 안 된다.

발단은 지난 13일 공개된 CCTV 영상이다. 고승민이 타이난 모 도박장에서 종업원을 부르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 이것이 성추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사건의 실체는 곧 드러났다. 대만 현지 매체 ‘ET 투데이’에 따르면 타이난시 경찰국 제6분국이 즉각 자발적 조사에 착수했으나, 피해 당사자가 성희롱 피해를 부인하며 고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14일 대만 방송사 ‘SETN 싼리신문’이 해당 업소를 찾아가 피해 여성 종업원을 직접 만났다. 여기서 종업원은 “고승민 선수가 직접적으로 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료를 주문하다 실수로 건드린 것”이라며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시점에서 성추행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판명 난 셈이다.
그런데 SNS상에서는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한 현지 누리꾼은 고승민을 향해 ‘돼지손(鹹豬手·셴쭈쇼우, 음흉하게 더듬는 손을 뜻하는 대만어)’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쓰며 비난을 쏟아냈다. 알고 보니 CCTV를 처음 공개한 인물과 다른 사람이다. 제3자의 주장이 마치 피해자의 목소리인 양 둔갑해 확산하고 있다.

물론 고승민을 비롯한 롯데 4인방의 도박장 출입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KBO가 스프링캠프 기간 중 카지노 등 사행성 시설 방문 자제를 강력히 권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행위는 질타받아 마땅하다. 이미 이들은 강제 귀국 조치됐고, 조만간 이들에게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예정이다.
‘잘못한 놈은 무슨 욕을 먹어도 싸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 도박장 방문에 대한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가 부인한 성추행 혐의까지 덧씌워 ‘마녀사냥’을 자행할 이유가 있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짚을 건 짚고 가되, 아닌 건 아닌 걸로 봐야 한다. 억측과 비난이 본질을 가리면 안 된다.
한편, KBO는 이달 안으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롯데 도박 4인방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계획이다. 롯데 구단 역시 KBO 징계가 발표된 뒤 추가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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