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쇼트트랙 여자 계주 ‘금메달’

2018 평창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

1호 금메달 최가온, ‘여제’ 최민정 만나 응원

“최가온에게 金 기운 받아 더 잘했다”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너무 고맙고, 또 고맙다.”

설원에서 날아오른 ‘금(金)빛 에너지’가 빙판까지 전해진 걸까. ‘여제’ 최민정(28·성남시청)이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체 무슨 얘길까.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4초014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이번 대회 한국 쇼트트랙 첫 금메달이다.

‘금빛 질주’ 뒤에는 또 하나의 따뜻한 장면이 있다. 한국 선수단에 1호 금메달을 안겨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챔피언 최가온(18·세화여고)의 응원이다.

여자 계주 시상식이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최민정은 “최가온 선수한테 금메달 기운을 받아서 우리가 더 잘한 것 같다”며 “우리도 가온 선수 경기 보면서 정말 감명받았다. 우리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한 것 같아 (최가온에게) 너무 고맙고, 고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가온은 이날 쇼트트랙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SNS에도 대표팀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글을 남겼다. 앞서 그는 밀라노 선수촌을 직접 찾아 최민정을 만났고, 자신의 금메달을 보여주며 “언니도 꼭 잘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두 선수는 만나자마자 서로를 끌어안았다. 종목은 달라도, ‘금메달’이라는 무게를 경험한 선수들의 포옹은 뜨거웠다. 평소 최가온은 최민정을 ‘우상’으로 꼽아왔다. 18세 설원의 소녀가 빙판의 여제를 찾아온 것이다.

최민정은 그런 후배를 향해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수촌 분위기는 단숨에 밝아졌고, 쇼트트랙 선수들 사이에서는 “금메달 에너지를 받아가자”는 농담이 오갔다. 그리고 농담은 현실이 됐다.

결승 레이스는 쉽지 않았다. 중반까지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후반은 한국의 시간이었다. 심석희의 강한 푸시에 이어 최민정이 속도를 끌어올리며 2위로 도약했고, 마지막 두 바퀴에서 김길리가 인코스를 파고들어 선두를 탈환했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쇼트트랙이 다소 주춤하던 이번 대회에서 터진 반전의 신호탄이었고, ‘원팀’이 완성된 순간이다. 또한 설원에서 시작된 금빛 기운이 빙판 위에서 또 하나의 금빛으로 연결됐다. 아직 끝이 아니다. 최민정은 1500m ‘올림픽 3연패’를 정조준한다. 최가온의 응원이 1500m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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