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 합산 7조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86조 25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량은 413만 8389대를 기록했으며, 특히 미국 시장 판매량은 100만 6613대로 사상 처음 100만 대 고지를 밟았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조 46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하락했고, 당기순이익도 10조 3647억 원으로 21.7% 감소했다. 특히 지난 4분기 매출은 46조 8,385억 원으로 소폭(0.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조 6953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9.9%나 급감했다. 기아 역시 지난해 매출은 114조 원으로 사상 최대였으나, 영업이익은 9조 781억 원으로 28.3% 줄었다.

영업이익 하락의 주된 원인은 미국발 관세다. 현대차는 지난해 관세 비용으로만 4조 1100억 원을 지출했다. 기아의 부담분까지 합치면 양사의 관세 비용은 약 7조 2020억 원에 달한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은 “비상경영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60%가량 만회하려 노력했으나, 4분기에 25%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 물량이 판매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관세 발의는 4월이었으나 실제 재고 소진 등을 고려하면 효과는 5월 중순부터 나타났다”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관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을 일회성 악재로 보고, 현대차의 펀더멘털과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 송선재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은 물량 감소와 믹스 하락 외에도 관세를 포함한 비용 증가가 컸다”면서도 “2026년에는 북미 중심의 하이브리드(HEV) 판매 확대와 원가 개선, 환율 상승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6만 원으로 제시했다. 송 연구원은 “자동차 제조 및 판매를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산정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 등을 포함한 SOTP 방식을 도입했다.
교보증권 김광식 연구원 역시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65만 원으로 상향하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를 약 44조 원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NVIDIA) 등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한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경쟁력 강화가 현대차 기업 가치의 리레이팅(재평가)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증권 윤혁진 연구원 또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2026년 하반기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데모카 출시와 로봇 PoC(개념검증) 등 미래 사업이 구체화되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목표주가 63만 원을 제시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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