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 IOC 선수위원 도전
밀라노 현장 곳곳 누비며 선수들과 만나
오는 19일, 선수위원 투표 결과 발표
“운동화 세 켤레 다 닳을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운동화 세 켤레 다 닳을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
얼음 위에 써 내려간 은메달의 서사, 이번엔 ‘선수들의 목소리’를 위해 이탈리아 땅을 누빈다. 대한민국 봅슬레이의 살아있는 전설 원윤종(41)이 국제 무대의 또 다른 출발선에 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약 일주일 앞둔 31일(한국시간), 원윤종은 밀라노 올림픽 선수촌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를 향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원윤종의 각오는 명확하다. 준비해 간 운동화 세 켤레가 다 닳을 때까지 선수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는 “아직 초반이라 입촌하지 않은 선수도 많다. 선수촌에 들어오는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 교류하고 싶다”며 “선수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이번 도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IOC 선수위원 선거는 현지시간 기준 2월18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19일 발표된다. 11명의 후보 가운데 상위 2명만 당선된다. 임기는 8년. 당선 즉시 IOC 위원과 동일한 지위를 갖는다.
원윤종은 2014 소치부터 2022 베이징까지 세 차례 올림픽을 경험했다. 2018 평창에서는 한국 대표팀 파일럿으로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을 이끌며 한국 썰매 종목의 새 역사를 썼다. 은퇴 이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회 활동을 통해 행정 경험을 쌓았고, 마침내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선수 중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은 문대성(태권도), 유승민(탁구) 단 두 명. 원윤종이 당선된다면 한국 최초의 동계 종목 출신 IOC 선수위원이 된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종목별 경기장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다. 선수위원 후보에겐 불리한 조건이다. 원윤종은 ‘발로 뛰는 선거’를 택했다. “초반엔 밀라노에 머물며 선수들을 만나고, 이후 순차적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체력은 자신 있다”고 밝혔다.
‘운동화 3켤레’에는 선배의 조언이 담겼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두 켤레는 부족하다”고 했다는 것. 원윤종은 “세 켤레도 모자랄 수 있다. 그래도 다 닳을 때까지 움직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원윤종이 준비한 무기는 진정성이다. 더 많은 선수를 만나 진심을 전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대회 준비로 바쁜 선수들에겐 짧은 시간이라도 진심을 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힘줘 말했다.
밀라노의 겨울, ‘한국 최초 동계 IOC 선수위원’을 향한 원윤종의 레이스는 기록이 아닌 사람을 향해 달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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