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 19년 만의 KS 진출→26년 만의 우승 이룰까
한화생명, 롤드컵 8강 진출…LG 후원 젠지와 격돌
야구·e스포츠, 상대 모두 LG와 연결
김승연 회장, 철학·믿음 ‘우승’으로 통할까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야구는 잠실벌, e스포츠는 상하이 와이탄을 달군다.
2025년 가을, 한화의 두 엔진이 동시에 폭발했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오른 한화 이글스, 그리고 세계 최고 권위의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8강에 진출한 한화생명e스포츠가 나란히 ‘대권’에 도전한다. ‘쌍축포’를 터트릴 수 있을까.
한화는 24일 삼성과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11-2 완승을 거두며 19년 만의 KS 진출을 확정했다. 2006년 이후 첫 KS다. 우승은 19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은 완벽했다. ‘무적 에이스’ 코디 폰세-‘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로 끝냈다. 채은성, 노시환, 문현빈이 합작한 타선 폭발도 결정적이었다.
잠실은 한화에게 특별한 장소다. 김승연 회장이 팬들과 교감하고, 선수단을 격려했던 곳이다. 특히 김 회장의 팬 사랑은 유명하다. 2018년 준플레이오프(준PO) 때는 대전 홈 팬들에게 장미꽃을, 올해 PO에서는 팬들에게 패딩 담요를 선물했다.

야구가 오프라인 가을을 불태운다면, e스포츠는 온라인 글로벌 무대를 달구고 있다. 한화생명이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5 롤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다.
운명의 장난일까. 대진이 아이러니하다. 8강 상대는 ‘숙적’ 젠지다. LG전자가 후원하는 팀이다. 즉, 야구와 e스포츠 모두 ‘한화 vs LG’의 이중 결전이 성사된 셈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신설대회 LCK 컵과 국제대회 ‘퍼스트 스탠드’를 연이어 제패한 ‘초대 챔피언’이다. 지난해 LCK 서머 결승에서는 젠지를 잡고 창단 첫 우승을 거뒀다. 한화그룹의 멈춰 있던 우승 시계를 다시 돌린 것이다.

한화의 두 스포츠 구단이 동시에 대권을 노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묵직한 투자와 오너의 철학이 자리한다. 김승연 회장은 ‘스포츠는 기업의 미래 세대와 소통하는 통로’라 강조해왔다.
야구·e스포츠 모두 브랜드 자산으로 키워왔고, 젊은 세대에게 한화의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2018년 락스 타이거즈 인수 후 6년 만에 LCK 왕좌에 올랐고, 한화 이글스는 19년의 암흑기를 깨고 다시 KS로 돌아왔다.
두 구단 모두 리빌딩과 장기적 투자, 그리고 ‘믿음의 리더십’이라는 공통 철학 아래 성장했다.
이제 무대는 잠실과 상하이로 나뉜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한화의 더블 스파크’, 그 대서사가 이번 가을 현실이 될까. 한화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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