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1조5000억원.”

LA 다저스가 보유한 일종의 ‘빚’이다. 현재까지 쌓인 추후지급 연봉 총액이다. ‘뒷감당’이 걸린다. ‘무지성 돈질’이면 곤란하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도 주시하고 있다. 여차하면 꽤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불펜투수 태너 스캇과 4년 7200만달러(약 105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2024시즌 9승11홀드22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찍은 특급 불펜이다. ‘오타니 천적’으로 유명하다. 오타니는 통산 스캇 상대 9타수 1안타, 타율 0.111에 그쳤다.

눈길이 가는 쪽은 ‘계약 구조’다. MLB닷컴에 따르면 총 7200만달러 가운데 계약금이 2000만달러(약 291억원)다. 그리고 추후지급(디퍼)이 2100만달러(약 306억원)다.

이로써 스캇을 기용하는 4년간 지급하는 돈을 5100만달러(약 743억원)로 줄였다. 동시에 당장 샐러리캡에 잡히는 금액도 조절했다.

그래도 현시점 2025년 총연봉은 2억8000만달러에 육박한다. 이미 장기계약자가 많은데 이번 비시즌 줄줄이 선수를 데려왔다. 2025년 샐러리캡 기준 2억4100만달러는 가볍게 넘긴다.

더 문제는 ‘나중에 줄 돈’이 계속 쌓인다는 점이다. 스캇의 디퍼 금액까지 더하면 10억4600만달러(약 1조5200억원)에 달한다. ‘치밀한 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가장 지분이 크다. 7억달러 계약 가운데 6억8000만달러가 추후지급이다. 2034~2043년 지급한다. 무키 베츠 디퍼액도 1억1500만달러다. 이쪽은 2033~2044년 나눠서 준다.

프레디 프리먼(5700만달러, 2028~2040년), 윌 스미스(5000만달러, 2034~2044년), 블레이크 스넬(6600만달러, 2035~2046년), 토미 에드먼(2500만달러, 2035~2044년) 등도 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추후지급이 두 번이나 있다. 2024시즌 앞두고 1년 235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850만달러를 뒤로 미뤘다.

2024시즌 후 3년 6600만달러에 다시 도장을 찍었다. 선수도 다저스를 원했고, 다저스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대신 2350만달러를 뒤로 뺐다. 계약 두 건에 디퍼 합계 3200만달러다. 여기에 스캇까지 추가했다.

현재 지급하는 금액의 3배가 넘는 돈을 나중에 지급해야 한다. 빚을 쌓아놓고 시즌을 치르는 셈이다. 분명 부자 구단이다. 돈도 잘 번다. 그러나 그 어떤 재벌도 빚이 많아지면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ML 사무국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달 “디퍼 금액이 클수록 걱정도 커지기 마련이다. 과거 애리조나는 추후지급액을 감당하지 못해 구단을 매각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애리조나는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다. ‘BK’ 김병현이 마무리로 활약한 구단으로 유명하다. 영광은 누렸는데, 뒤가 문제다. 추후지급 연봉이 계속 쌓였다. 2004년에는 2억5400만달러에 달했다. 결국 창단 구단주 제리 콜란젤로는 강제로 물러나고 말았다.

당시 애리조나와 직접 비교는 무리다. 다저스는 탄탄한 재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감당할 수 있으니 디퍼도 자꾸 건다’고 볼 수 있다. 대신 금액이 점점 쌓인다는 점은 중요하다.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빚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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