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대한축구협회(KFA)의 행정 난맥 불똥이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에게 튄 가운데 유럽파 태극전사 등 대다수 선수는 첫 소집 기간 수장을 지지했다. ‘팩트’에서 벗어난 비난 공세까지 모이며 시작부터 성난 민심과 마주한 홍명보호에 반전 동력이 될 수 있을까.
홍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팔레스타인전 0-0 무·홈)과 10일(오만전 3-1 승·원정)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 2차전을 1승1무로 마치며 첫선을 보였다. 내달 10일 요르단(원정), 15일 이라크(홈)와 3, 4차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쉼 없이 김진규 코치와 지난 14일 FC서울과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멀티 수비수 최준, 센터백 김주성(이상 서울) 등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으나 미래 지향적 대표급 자원이 많다. 홍 감독은 서울 전력강화실장 출신인 김 코치와 경기 내내 대화를 나누면서 선수 특성을 살폈다.
홍 감독은 24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 등과 국회 현안질의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팬은 물론 정치인까지 협회 행정 논란에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각종 현안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홍 감독을 향해서는 대표팀 감독직 수락 과정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이 감독직을 받아들일 때 사죄의 뜻을 보인 건 이전까지 지휘봉을 잡은 울산HD 팬과 신의 문제다. 울산 잔류할 의지를 보였다가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뒤 팬이 거센 반발에 사죄했다. 그와 다르게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해서는 홍 감독이 비판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일부 유튜버를 중심으로 홍 감독이 선임 절차 문제에 가담한 것처럼 표현하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팔레스타인과 첫판에서 정 회장 뿐 아니라 홍 감독을 향해서도 강한 야유가 쏟아진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정작 유럽파 태극전사와 대표팀에 선발된 K리거 등은 홍 감독 리더십을 호평하고 있다.
핵심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팔레스타인전 직후 장내 야유를 주도한 서포터즈 붉은악마에게 ‘자중해달라’는 손동작을 한 적이 있다. 오만 원정 전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포지션 출신) 감독께서 내가 부족한 부분에 피드백을 바로 해주기에 좋다”고 치켜세웠다. 공격의 핵심이자 엄청난 팬덤을 지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우리 선수들은 100% 감독을 믿고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만전 직후 억지스러운 비난 중 하나로 꼽힌 건 홍 감독의 전술 부재였다. 이에 대해 황희찬(울버햄턴)은 소신 발언했다. 당시 한국은 1-1로 맞선 후반 스리백으로 변화를 준 뒤 중앙 지향적으로 기회 창출, 손흥민~주민규의 연속포가 터지며 3-1 승리했다. 경기 직후 그는 “감독께서 가운데 10번 자리에서 내가 뒷공간으로 빠지고 (손)흥민이 형, (오)세훈이와 연계 플레이, 또 (이)강인이, (황)인범이와 같이 연계 플레이를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주력 유럽파 A의 측근은 스포츠서울을 통해 “선수들도 감독을 향한 여론을 안다. 애초 발언을 서로 조심하자는 분위기였다더라. 이번 2연전 기간 홍 감독, 다른 코치들과 합을 이루는 데 문제 없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려를 지속해서 씻는 건 결국 결과다. 울산을 지휘하며 지도자로 더 성숙해진 홍 감독과 빅리거가 다수 포함한 선수단의 하모니가 10월 두 번째 소집 때 더욱더 빛을 볼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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