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기이한 상상의 세계를 선보여온 이피 작가가 개인전 ‘미래 생물 발굴’을 오는 25일부터 9월 16일까지 아트스페이스3에서 연다.

작가는 정치·사회·경제의 여러 현상들로 인해 촉발된 감정의 생성과 변화들을 기이한 생물종으로 형상화시킨 작품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을 비롯해 드로잉,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전자 변형 또는 기후 변화로 인한 기괴한 생명에 주목한 작가는 그로테스크한 미래 생물체의 표본들을 마치 파인 다이닝의 끝없는 서빙 메뉴처럼 전시했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은 수많은 타자의 죽은 몸들이 우리의 몸과 합체돼 ‘미래 생물’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작품은 먹는 행위 속에서 망각된 다른 몸의 죽음을 소환해 애도하도록 유도한다.

평론가 이연숙(리타)은 전시 서문에서 “이피 작가가 감각하고 경험하고 기억하는 ‘타자적인 것들’은 이피라는 이름의 기계 속에서 고유한 기호 체계와 시각적 논리를 따라 분쇄되고, 혼합되고, 재조립되는 과정을 거쳐 드로잉으로, 회화로, 조각으로, 퍼포먼스로 변형되어 재탄생한다. 이피의 작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마치 숨을 쉬고 내뱉듯이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만드는 그의 행위가 생성하는 운동성을 포착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번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퍼포먼스 ‘음식물의 환생’이 다음달 7일 열린다. 인류세의 종착역에 출현한 생물들의 암컷 종들의 표본 아래서 진행되는 기괴한 식사와 배설 퍼포먼스다.

이피 작가는 “참여자들은 이 퍼포먼스를 통해 다른 생물의 죽음을 먹는, 인간들의 먹는 행위의 탐욕이 지구의 다른 생물종을 탄생, 변화시키고, 동물식물광물사물이 합체된 새 생물종이 탄생해 지구를 점점 더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는 암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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