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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이런 주장 또 없습니다.’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30)에게 2022년 6월6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법하다. 그는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하나은행 초청 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 한국 선수로는 16번째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통산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32번째 득점까지 쏘아 올리며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했다. 손흥민의 득점포에 힘입은 대표팀도 칠레를 2-0으로 격파하고 6월 A매치 첫 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12월30일 시리아(1-0 승)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18세 175일의 나이였다. 역대 A매치 최연소 데뷔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렇게 약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손흥민은 대표팀의 핵심인 동시에 캡틴이 돼 팀을 이끌고 있다. 손흥민은 칠레전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의 센추리 클럽 가입 축하를 받았다.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는 동료들은 한자리에 모여 캡틴의 대기록에 박수를 보냈다. 벤투 감독 역시 환한 미소로 그를 바라봤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부터 응원단 붉은악마 그리고 손흥민의 두 조카도 등장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특히 손흥민은 두 조카를 번쩍 안아 뽀뽀까지 한 뒤 경기 중에는 볼 수 없는 사랑스러운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조카 바보’로 잘 알려져있다.
손흥민은 “운이 좋게도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는 경기에서 득점해 기쁘게 마무리됐다”라며 “A매치 100경기 출전은 꿈꿔왔던 것이지만, 그렇다고 100경기를 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매 순간 열심히 하려 했는데 시간이 무척 빠르게 흘렀다.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이다. 그동안 꾸준히 대표팀 생활을 해야 하는 건데, 그럴 수 있게 많은 노력했다”고 센추리클럽 가입보다 그 과정에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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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전 최고의 선수(MOM)으로 꼽힌 손흥민이 가장 먼저 챙긴 건 ‘팬’이었다.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4만13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지난 2015년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약 7년 3개월 만에 대전에서 열린 A매치였기에 열기와 관심이 대단했다. 7년 전 경기장을 찾았던 3만8680명보다 더 많은 관중이 손흥민의 센추리 클럽을 함께했다. 손흥민은 기념식과 MOM 시상 후에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며 팬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그들이 보낸 응원과 성원에 마음을 다해 팬 서비스했다.
손흥민은 “팬들과 인사하는 것이 유일한 소통법이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다. 사실 (인사를) 더 하고 싶었다. 인사를 할 때면 ‘이제 헤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사를 많이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숙소에 가면 공허한 마음이 들곤 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보다 더 사랑해달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지금처럼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응원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팬을 향한 애정을 듬뿍 담았다.
‘캡틴’으로서 동료들도 끔찍이 챙겼다. 후배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선배미’를 뽐냈다. “꼭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한 손흥민은 “대표팀에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그 능력들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정승현(김천 상무), 나상호, 김문환(전북 현대)까지 제 몫을 다했다. 항상 준비돼 있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건 팀에 중요한 일이다. (동료들이) 기량을 경기장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면 나는 경기장에서 가장 행복한 선수일 것 같다”고 비교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동료까지 생각했다.
대표팀 ‘캡틴’은 실력은 물론 선수들을 아우르고 챙기는 리더십에 팬 서비스도 갖춰야 한다. 손흥민은 실력으로는 이미 ‘월드클래스’ 수준에 도달했다. ‘월드클래스’라는 수식어에는 실력에 더해 팬 서비스와 동료까지 챙기는 마음까지 포함돼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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