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광현 상대로 3안타 뽑아내는 피렐라
삼성 피렐라가 4월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전에서 2루타를 치고 베이스 러닝을 하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선수단 미팅 소집하는 외국인 선수에요.”

삼성 ‘복덩이’ 호세 피렐라(33)가 펄펄 날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군계일학 그 자체다. 성적만 좋은 것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임에도 ‘캡틴’이다. 임시이기는 하나 피렐라는 주장직에 진심이다.

피렐라는 지난해 140경기, 타율 0.286, 29홈런 97타점, OPS 0.854를 찍었다. 삼성의 정규리그 2위 등극에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시즌 후 재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적잖이 제기됐다. 건강 때문이다. 고질적인 족저근막염 때문에 후반기는 거의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성적이 보여준다. 지난해 전반기에는 80경기, 타율 0.312, 20홈런 65타점, OPS 0.923을 찍었다. 후반기 들어 60경기, 타율 0.249, 9홈런 32타점, OPS 0.759로 뚝 떨어졌다. 고질적인 발바닥 족저근막염이 문제였다.

그래도 삼성은 피렐라를 믿었다. 총액 120만 달러(계약금 20만, 연봉 60만, 인센티브 40만) 재계약을 안겼다. 피렐라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다. 어차피 발바닥은 완치가 쉽지 않다. 관리의 영역이다. 새 스파이크를 장만했고, 구단에서도 깔창을 주문 제작해 피렐라에게 제공했다. 효과를 보고 있다.

피렐라는 4월 한 달간 25경기, 타율 0.390, 2홈런 15타점, OPS 0.990을 찍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비교 대상조차 보이지 않는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진한 상황에서 피렐라가 팀을 혼자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 상태도 좋다.

또 있다. 단순히 야구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 피렐라’도 진국이다. 삼성의 올 시즌 주장은 김헌곤이다. 그러나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4월22일 1군에서 말소됐다. 임시 주장을 정했는데 피렐라였다. 외국인 선수가 캡틴을 맡는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 선수단이 지목해 결정됐다.

피렐라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진심이다. 삼성 관계자는 “애초에 임시 주장을 뽑을 때도 가장 많은 선수들이 피렐라를 지목했다. 주장이 된 후 통역을 대동하고 선수단 미팅도 소집한다. 외국인 선수 같지 않다. 그냥 한국 선수 같은 느낌이다. 대단하다. 선수단 신뢰도 두텁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지찬도 “열정이 많은 선수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우리 선수단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주장으로서 또 책임감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여차하면 계속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 말했다.

어느 팀이든 리더가 필요하다.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베테랑들이 이 역할을 주로 한다. 외국인 선수는 살짝 빠져 있는 편이다. 그러나 피렐라는 다르다. 이방인이 아니라 ‘똑같은 삼성 선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장으로 지목됐을 때 거부하지 않은 이유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피렐라와 재계약을 하면서 “팀에 깊은 울림을 준 선수다”고 했다. 올 시즌도 변함이 없다. 좋은 성적, 화끈한 투지에 빼어난 인품까지 갖췄다. 아예 주장까지 맡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자리를 소홀하게 대하지 않는다. 이런 선수 또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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