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SOCCER LA LIGA
이강인이 14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골든보이’ 이강인(19·발렌시아)의 도약이 시작됐다.

이강인은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2020~2021시즌 스페인 라리가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며 발렌시아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이강인은 사실상 프리롤 역할을 맡아 2선과 최전방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발렌시아가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환경에서도 이강인은 창조적이면서 정확한 패스로 팀의 중추 구실을 했다. 0-1로 뒤진 전반 12분 골대 먼 곳에 대기하던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의 머리로 향하는 자로 잰 듯한 킥으로 동점골을 도왔고, 전반 39분에는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막시 고메스에게 절묘한 전진패스를 제공하며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이강인의 장기가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기록에 따르면 이날 이강인은 94%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총 18회 패스를 시도했는데 17회가 정확하게 동료에게 연결됐다. 팀 내 성공률 1위로 공격적인 이강인의 기능을 감안할 때 대단히 높은 기록이다. 단순히 성공률만 높은 게 아니라 질 자체가 좋았다. 이강인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4회의 키패스를 시도했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대회 최우수선수상(골든보이)을 차지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스페인 주요 언론도 이강인의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스포르트는 이강인에게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마르카는 “이강인은 로드리고 모레노가 떠나 생긴 거대한 공백을 채워야 했는데 이미 잘 알려진 담대함으로 해냈다”라며 이강인이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4골9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한 후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로드리고의 빈 자리를 채웠다고 칭찬했다. 아스는 “새로운 이강인은 2도움을 기록한 팀의 리더였다”라면면서 이강인이 지난 시즌과 다른 포지션에서 제 몫을 했고, 앞으로도 중추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리그 17경기(선발 3경기) 출전에 그치며 힘겨운 1년을 보냈다. 출전 기회가 충분히 돌아가지 않아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이적을 추진했다. 그러나 발렌시아는 잠재력이 큰 이강인을 붙잡았고, 결국 잔류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보장하는 동시에 전술까지 이강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쪽으로 맞춰 프리시즌을 보냈다. 기대대로 이강인은 지난 시즌 12위에 오른 중위권 팀이지 발렌시아 지역 라이벌인 레반테를 상대로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발렌시아가 왜 이강인 잡기에 사활을 걸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맞는 옷’을 입은 이강인은 이번 시즌 새로운 도약을 기다리고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