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승현-신진호-김태환-이상헌
울산현대 정승현, 신진호, 김태환, 이상헌(왼쪽부터). 제공 | 울산현대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K리그에 어느덧 리더십 분배 바람이 불고 있다.

프로스포츠에서는 갈수록 감독과 선참의 권위나 카리스마보다 소통과 공감 능력이 리더십의 화두다. 프로 종목 중 가장 많은 숫자인 22명의 선수가 한 그라운드에 경쟁하는 축구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더 두드러진다. 과거 ‘호랑이 선생’으로 불린 김학범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면서 자상한 아버지 리더십으로 거듭나 아시아 2개 대회를 연달아 제패(아시안게임·U-23 챔피언십)했다. 현역 시절과 A대표팀 코치 시절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던 김남일 감독은 성남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결 부드러운 지도자로 젊은 선수를 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동계 전지훈련을 거치며 새 시즌 주장, 부주장을 선임하는 구단의 문화도 뒤흔들고 있다. 과거엔 선참급에 속하는 베테랑에게 주로 주장 완장을 맡겼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소통이라는 리더십 키워드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면서 선참과 막내급 가교 구실을 하고, 팀의 주력으로 뛰는 중간 나이대 선수가 주장 완장을 다는 풍경이 많아졌다. 올해도 비슷한 기조의 팀이 많은데, 연령별로 2~3명을 부주장으로 임명해 리더십을 세분화한 팀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울산 현대다. 울산은 올해 베테랑 미드필더 신진호에게 주장직을 맡겼는데 부주장직을 김태환(1989년생), 정승현(1994년생), 이상헌(1998년생) 등 3명에게 맡겼다. 김태환은 오랜 기간 팀 수비진의 핵심 구실을 한 베테랑이고 정승현은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다. 다만 1998년생인 이상헌을 부주장단에 포함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준 김도훈 울산 감독은 2020년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 리더십을 한 선수의 부담이 아닌 여러 선수의 책임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선참급의 김태환, 중간 나이대의 정승현, 어린 나이대 이상헌까지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도 베테랑 수비수 이재성을 주장으로 선임한 가운데 김호남(1989년생)과 김도혁(1992년생)에게 부주장직을 맡겼다. 새 시즌 1부 승격에 도전하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1994년생 동갑내기인 이창민과 안현범에게 각각 주장, 부주장을 맡겼다. 여기에 권한진(1988년생)이 선참급에서 부주장단에 합류했다. 안현범은 “(이창민과) 팀에서 중간 나이대다. 많은 소통을 하라는 뜻인 것을 알고 있다. 선수에게 최대한 다가가고 중간 구실을 잘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