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지원단장으로 나선 ‘베트남 영웅’ 박항서 칸차나부리 파워FC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자진 사퇴를 발표한 날 함께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

박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진행된 홍 감독 기자회견에 앞서 “북중미 월드컵에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낸 것에 대표팀 단장으로 대한축구협회를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베트남 축구 수장으로 신화를 쓴 뒤 3년 6개월여 공백을 보내다가 태국에서 새 도전을 앞둔 박 감독은 부임 전 바쁜 일정에도 홍 감독의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활약한 박 감독은 당시 주장 홍 감독과 오랜 기간 진한 우정을 나눴다.

홍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 이후 울산HD의 K리그1 2연패(2022~2023)를 지휘, 지도자로 재기에 성공할 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내 홍 감독이 두 번째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그리는 과정에 참전했다. 태국 무대에서 새 도전을 앞둔 시기여서 바쁜 일정이었으나 ‘의리’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체코와 조별리그 A조 1차전 쾌승(2-1 승)에도 잔여 2경기(멕시코·남아공)를 내리졌다. 1승2패(승점 3)로 조별리그를 마친 가운데 12개 조의 3위 국가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32강행 와일드카드 획득을 바랐으나 물거품이 됐다.

박 감독은 끝까지 홍 감독의 곁을 지켰다. 무거운 분위기의 기자회견장에 동행, 피하지 않았다. 스스로 사과문까지 준비해 읽었다. 터벅터벅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그는 감정에 북받친 듯 잠시 머뭇거렸다. “우리 선수들과 코치진, 지원스태프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지만 결국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 박 감독은 “월드컵의 부진을 딛고 한국 축구가 새롭게 출발하도록 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한다. 대회 기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