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삼성전 5이닝 무실점 승리

무려 3191일 만에 선발승 거뒀다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현실이 됐다”

4년 52억 계약, 이러면 ‘재평가’ 필요

[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잘 던진다. 불펜으로 뛰던 선수가 선발로 나서 호투를 뽐낸다. 이제 '52억원'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할 판이다. 주인공은 LG 장현식(31)이다.

장현식은 올시즌 26경기 39이닝, 6승2패7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3.69 기록 중이다. 6월은 평균자책점이 1.42다. 2승도 챙겼다. 확실히 좋다.

신분이 변했다. 이제 선발투수다. 지난 5일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창원 NC전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4이닝 무실점 쐈다. 11일 잠실 SSG전에서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4.2이닝 5삼진 무실점 호투다. 승리투수도 됐다.

17일 광주 KIA전에서 진짜 선발로 나섰다. 4.2이닝 2실점이다. 염경엽 감독이 "잘 던졌다"며 좋은 평가를 남겼다. 다시 5일 쉬고 선발로 등판했다. 23일 잠실 삼성전이다. 5이닝 3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 호투를 뽐냈다.

팀이 4-3으로 이기며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장현식이 좋은 피칭으로 선발의 역할을 잘해줬다. 완벽하게 던졌다. 칭찬하고 싶다"며 호평을 남겼다.

3191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다. NC 시절인 2017년 9월27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불펜으로 오랜 시간 활약했다. 올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선발로 전환했다. 보란 듯이 잘 던지고 있다.

장현식은 "NC 때 선발로 나간 건,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도 안 난다"며 웃은 후 "'언젠가 선발 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은 막연히 있었다. 현실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 어떤 상황에 나가든 내 피칭의 가치를 보여주는 게 가장 좋다. 그러면서 결과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불펜과 선발은 엄연히 다르다. 장현식도 아직은 어색한 듯하다. "몸이 불펜투수로 적응이 된 상태다. 선발로 나가니까 힘들더라. 오늘은 미리 나와서 몸을 좀 움직였다. 불펜 하듯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24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LG와 4년 52억원에 계약했다. 전액 보장 계약이다. LG가 필승조 보강을 위해 큰돈을 썼다. 2025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홀드와 10세이브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이 4.35로 살짝 높았다.

올시즌도 지난 4일까지는 평균자책점 6.10에 그쳤다. 5일부터 계산하면 0.98이 된다. 완전히 다른 투수다. 선발로 나가고 나니, 불펜의 고충이 새삼 와닿는다. "그동안 나 때문에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만약 장현식이 선발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면, 52억원의 가치도 달라진다. 이날 맞대결 펼친 삼성 최원태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엄상백도 4년 최대 7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렇게 보면 52억원은 '염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좀 더 봐야 하는 것도 맞다. 선발로서 잘할 수 있다는 점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이기는 해도 선발로 보여준 게 있는 투수다. 못할 것도 없다. 진짜 '자기 자리'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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