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세월호 참사로부터 12년.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견뎌야 했던 시간도 12년이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으로 구조됐던 생존자 A씨가 지난 19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29세.

유경근 전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21일 SNS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여러 번 친구들을 따라가려 했던 A가 결국 안산하늘공원 친구들 곁으로 갔다”고 밝혔다.

안산하늘공원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그곳에 안치했다.

유 전 위원장은 부고와 함께 생존자들에게 건네는 한마디가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는지도 털어놓았다.

“먼저 간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 한다.”

많은 이들이 위로의 말로 건네지만, 그는 “이 말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생존 학생들은 친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며 힘겹게 살아 돌아왔다. 나만 살아 돌아왔다는 죄책감에 꿈은커녕 당장의 삶을 살아가는 것조차 버겁다.”

이어 “그런 학생들에게 친구들 몫까지 살아야 한다는 말은 2차 가해를 넘어 거의 살인에 가까운 폭력”이라고 했다.

참사 이후 생존자들은 오랜 시간 트라우마와 죄책감, 사회적 시선 속에서 살아왔다. 겉으로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에게 세월호는 끝난 사건이 아니다.

유 전 위원장은 남아 있는 생존자들을 향한 바람도 전했다.

“죄책감 같은 거 갖지 말고 그냥 평범하게, 남들처럼 그렇게 살아만 주어도 좋겠다.” 이어 “떠나간 친구를 보며 여전히 숨어서 아파하고 있을 생존 학생들을 생각하면 참 많이 미안하다”고 적었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는 476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가운데 304명이 희생되거나 실종됐다.

12년이 흘렀지만, 그날의 상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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