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BYD가 선보인 ‘DM-i(Dual Mode Intelligent)’ 시스템은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술적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단순히 내연기관의 효율을 보조하는 수단에 머물렀다면, DM-i 시스템은 ‘전기차 기반의 하이브리드(Electric-First Hybrid)’라는 명확한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BYD 아태지역 승용사업부 켈빈 라이 상품전략 부총리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BYD 기술 설명회에서는 “DM-i 기술은 전기를 최대한 많이 쓰는 ‘전기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며 “도심 주행에서는 순수 전기차와 다를 바 없는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제공하고, 장거리 주행에서는 엔진이 개입해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PHEV 모델을 선보인 이래, BYD는 전 세계 시장에서 8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그 기술적 완성도와 내구성을 입증해 왔다.
◇ 핵심 하드웨어: 초고효율 엔진과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EHS)


DM-i 시스템이 일반적인 직병렬 하이브리드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와 유사한 주행 질감을 제공하면서도 내연기관의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샤오윈(Xiaoyun) 고효율 엔진과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EHS)이 자리한다.
켈빈 라이 부총리는 “이 엔진은 최고 열효율 43.04%를 달성해 양산형 내연기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며 “15.5대 1의 높은 압축비를 구현하면서도 분할 냉각 기술과 벨트리스 구조를 적용해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DM-i 시스템의 ‘두뇌’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EHS는 발전기 역할을 하는 모터와 구동을 담당하는 모터로 구성돼 있다. 콤팩트한 설계를 통해 기존 대비 중량과 부피를 30% 감소시켰으며, 헤어핀 권선 기술과 오일 직접 냉각 기술을 적용해 모터 효율을 최대 97.5%까지 높였다. 물리적인 변속기 없이 작동하는 전기모터의 최대 회전수는 1만 5000rpm에 달하며, 전체 주행의 80% 이상에서 모터가 직접 구동을 담당해 전기차에 필적하는 성능을 낸다.
◇ 전동화 특화 배터리와 혁신적인 열 관리 기술

BYD의 상징적인 리튬인산철(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잦은 충·방전 사이클을 견디도록 구조적 강도와 안전성이 최적화됐다. 켈빈 라이 부총리는 “배터리 셀 자체가 구조체 역할을 하는 벌집형 설계를 통해 공간 이용률을 65% 이상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충전 속도와 열 관리의 한계도 극복했다. DM-i는 급속충전을 지원해 30%에서 80%까지 단 3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최대 3.3kW의 방전 출력을 제공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갖춰 캠핑 등 야외 활동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열 관리 측면에서는 별도의 외부 장치 없이 배터리 내부 구역 간 전력을 주고받으며 스스로 열을 내는 세계 최초의 ‘펄스 셀프-히팅(Pulse Self-Heating)’ 기술이 적용돼 영하의 온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 유연한 주행 모드와 압도적인 주행 거리

DM-i 시스템은 배터리 상태와 주행 속도 등에 따라 EV 모드, 직렬(Series) 하이브리드 모드, 직병렬 모드, 엔진 직결(Direct Drive) 모드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유기적으로 전환한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모터가 100% 구동력을 담당하며, 배터리가 낮아지거나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이 발전기를 돌리거나 바퀴에 직접 동력을 전달한다.
켈빈 라이 부총리는 “운전자는 별도의 조작 없이도 시스템이 스스로 최적의 동력 전달 방식을 판단해 부드럽게 전환한다”며 “해외 기준 18.3kWh 배터리 탑재 모델은 연료와 배터리를 모두 채웠을 때 WLTP 기준 최대 1080km의 놀라운 총 주행거리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BYD DM-i 기술은 일반적인 PHEV를 넘어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에 가까운 ‘모터 중심 하이브리드’의 완성형이다. 순수 전기차의 주행 성능과 정숙성을 원하면서도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경제성과 실용성을 모두 충족하는 합리적인 전동화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