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칩인 이글’로 3R 단독 선두 유지

공동 3위까지 추락했다가 리더보드 최상단

“최종 라운드도 침착하게 플레이” 다짐

[스포츠서울 | 춘천=김민규 기자] 위기에서 더 강해진다. 집중력이 빛났다. 김성현(28·신한금융그룹)이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를 보낸 끝에 마지막 홀에서 기적 같은 칩인 이글을 터뜨리며 다시 리더보드 최상단에 섰다.

김성현은 20일 강원도 춘천 남춘천 컨트리클럽(파71·723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원)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중간 합계 8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그는 마지막 순간 터진 ‘이글’ 한 방으로 배용준(7언더파 206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하루 종일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전날 단독 선두로 3라운드에 나선 김성현은 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3번 홀(파3) 보기로 상승세가 끊겼다. 이후에도 버디 기회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퍼트가 번번이 홀컵을 외면했다. 비까지 내리며 경기 조건도 까다로워졌다. 그럼에도 김성현은 무너지지 않고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진짜 위기는 후반이었다. 11·12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순식간에 순위가 하락했다. 한때 공동 3위까지 밀려났다. 우승 경쟁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는 듯했다.

그러나 김성현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16번 홀(파4)에서 귀중한 버디를 낚으며 다시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다. 그리고 모든 승부가 걸린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약 40m 거리에서 시도한 어프로치 샷이 핀 뒤 경사를 타고 흘러내리더니 그대로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림 같은 ‘칩인 이글’이었다.

덕분에 배용준에게 내줬던 선두 자리를 다시 되찾으며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마감했다. 경기 후 김성현은 “중간중간 버디 기회가 많았지만 퍼트가 떨어지지 않았다. 비까지 내려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끝까지 버틴 것이 마지막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연속 보기 상황에 대해서는 “샷 실수보다는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공이 디보트에 들어가거나 진흙이 묻는 상황이 나와 그린 공략이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전날부터 강조했던 ‘인내심’은 이날도 빛을 발했다. 그는 “전날보다 보기가 더 많이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한 샷씩 집중했다. 인내하면서 기회를 기다렸고 마지막 승부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극적인 18번 홀 이글 장면도 직접 소개했다. 김성현은 “티샷이 내리막 경사에 떨어져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 어려웠다. 우드로 친 세컨드샷도 생각보다 짧았다”며 “핀 뒤 경사를 이용해 어프로치 샷을 했는데 의도한 대로 흘러가더니 그대로 들어갔다”고 활짝 웃었다.

이제 남은 건 최종 라운드다. 1타 차 단독 선두.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살얼음판 리드지만 김성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잘 버텨 만족스럽다”며 “최종 라운드에서도 오늘처럼 차분하고 침착하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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