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프로보(미 유타주)=김용일 기자]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향하기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K리거의 자존심’ 이동경(울산)의 프리킥 선제 결승포를 앞세워 엘살바도르를 잡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있는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대비 A매치 최종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터진 이동경의 선제골로 1-0 신승했다.
지난달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현지 첫 평가전에서 5-0 대승한 한국은 본선 직전 치른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베이스캠프이자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체코·멕시코)이 열리는 과달라하라에 입성하게 됐다.
한국은 해발 1571m 고지대인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 환경을 고려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일대(해발 1300~1460m)에 사전 캠프를 꾸리고 지난달 19일부터 담금질했다. 1,2진으로 나눠 입성하며 고지대 적응 훈련과 더불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오는 6일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 대비 핵심 전술인 스리백을 유지, 3-4-3 포메이션을 재가동했다.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전(5-0 승)에서 멀티골을 넣은 조규성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보냈다. 좌우 윙포워드엔 황희찬과 이동경을 배치했다. 허리는 황인범과 이재성을 뒀고, 좌우 윙백은 이태석과 설영우에게 맡겼다. 스리백은 이기혁, 김민재, 이한범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트리니다드전에서 역시 멀티골을 넣은 ‘캡틴’ 손흥민과 최근 마지막으로 합류한 이강인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엘살바도르는 손흥민의 LAFC 동료이자 백업 공격수로 뛰는 네이선 오르다스와 스티븐 바스케스가 최전방에 선 가운데 5-3-2 대형으로 맞섰다.
엘살바도르는 예상대로 트리니다드보다 경기력이 나았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한국의 볼 줄기를 끊고자 했다. 패스 줄기 구실을 하는 황인범이나 이재성 등 중앙 미드필더에게 공이 연결되면 더 거칠게 몰아붙였다.

한국은 지난 경기처럼 스리백을 유지하면서 공세 시 포백 형태로 전환, 왼쪽 스토퍼 이기혁이 풀백처럼 움직이며 이태석과 호흡했다. 긴 패스로 전환 패스도 시도했다. 다만 엘살바도르가 에너지 레벨을 높여 선제적으로 압박했는데 초반 한국은 몇 차례 패스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전반 7분 황인범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첫 슛을 기록한 한국은 2분 뒤 코너킥 때 이기혁이 공격에 가담해 슛을 시도했으나 엘살바도르 골키퍼 마리오 곤살레스에게 잡혔다.
엘살바도르도 왼쪽 미드필더 에르베르트 디아스의 오른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전반 14분 황인범이 왼쪽으로 전환한 공을 이태석이 이어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었다. 이동경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낮게 크로스했다. 조규성을 발을 갖다 댔지만 아쉽게 물러났다.
상대 압박에 잔실수가 나온 한국은 조금씩 유기적인 패스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엘살바도르도 물러나지 않았다. 전반 19분 오르다스가 문전으로 차 올린 공을 측면 수비수 헤메르손 바야다레스가 공격에 가담해 슛으로 위협했다.

전반 32분엔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국 윙백이 전진한 상황에서 엘살바도르에 역습 기회를 허용했다. 바야다레스가 빠르게 골문 오른쪽을 질주했다. 수적 우위 상황에서 최전방 오르다스에게 패스했는데, 공이 벗어났다. 한국으로서는 실점 위기였다.
3분 뒤 한국은 반격했다. 설영우가 이재성과 원투 패스로 엘살바도르 오른쪽 뒷공간을 침투해 위협적인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슛과 닿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44분 다시 패스 실수 이후 위기에 몰렸다. 바야다레스가 이태석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예리한 오른발 슛을 때렸다. 골문을 벗어나 한국은 한숨을 돌렸다.
전반 추가 시간 한국은 황인범이 또 한 번 위협적인 오른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쳐냈다.
후반 들어 한국은 이한범과 김승규를 빼고 조유민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조위제와 송범근을 각각 투입했다.
전반보다 한 템포 빠른 뒷공간 패스로 엘살바도르를 흔들었다. 전반 5분 설영우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크로스한 공을 이동경이 골키퍼 곤살레스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회심의 슛이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이동경은 결자해지했다. 7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공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따내 프리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섰는데 상대 수비 벽 틈을 파고드는 송곳 같은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다소 답답했던 공격이었는데 세트피스로 일격을 가한 것이다. 이동경은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환상적인 아웃 프런트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 쐐기포를 도운 적이 있다. 이날은 득점으로 포효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알렸다.
홍 감독은 전반 17분 손흥민과 이강인, 오현규, 카스트로프, 백승호, 김진규, 박진섭을 나란히 교체 투입하며 마지막 컨디션 체크에 나섰다. 카스트로프가 왼쪽 윙백에 자리한 가운데 이태석이 왼쪽 스토퍼로 이동해 박진섭, 조위제와 스리백을 형성했다.
엘살바도르가 동점골 사냥에 속도를 낸 가운데 한국도 수비 지역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큰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카스트로프가 중심이 돼 왼쪽 지역에서 빠른 공세로 엘살바도르를 위협했다. 후반 33분 손흥민은 왼쪽 크로스 때 공을 잡아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추가 시간에도 이강인의 화려한 개인 전술에 이어 손흥민이 공을 따낸 뒤 재차 강한 슛을 때렸지만 수비 몸에 맞고 골키퍼에게 잡혔다.
한국은 추가골은 얻지 못했지만 이동경의 한 방을 끝까지 지켜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기면서 오름세로 전환, 결전지 전세기에 탑승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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