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500년 세월을 견뎌온 한 그루 회화나무가 예술가의 손끝에서 생명과 시간의 서사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화가 박희섭이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2에서 개인전 ‘바람과 달 그리고 회화나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6 인천문화재단 예술창작 지원사업 선정 전시로, 자개와 옻칠, 순금박 등 전통 재료를 활용해 자연과 생명의 지속성을 탐구해 온 작가의 대표적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전시의 중심에는 인천 서구 신현동에 자리한 약 500년 수령의 회화나무가 있다.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이 나무는 급격히 변화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자연유산이자 살아 있는 역사다. 박 작가는 회화나무를 단순한 풍경의 소재가 아닌 ‘시간의 기록자’이자 인간과 자연이 함께 축적해 온 기억의 상징으로 바라보며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300호 규모의 대작을 비롯해 총 3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작품들은 바람과 달, 그리고 회화나무라는 세 가지 자연의 상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를 느끼게 하는 바람, 시간의 흐름과 순환을 상징하는 달, 그리고 긴 세월을 품은 회화나무가 하나의 시각적 서사로 연결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게 만든다.

특히 자개가 만들어내는 빛의 반사와 옻칠의 깊이 있는 질감, 순금박의 은은한 광택은 작품에 시간의 층위를 더한다. 전통 재료가 지닌 물성과 현대적 감각이 결합된 화면은 자연의 생명력과 우주적 순환성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낸다.

박희섭 작가는 한국에서 수묵화를 전공한 뒤 2008년 중국 베이징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국제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미술평론가 왕춘천은 과거 개인전 서문에서 “박희섭은 한국 예술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OCI미술관을 비롯해 주파키스탄 대한민국 대사관, 주센다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전시는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자연을 함께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고, 생명의 지속성과 공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박희섭 작가는 “회화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지켜본 존재”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연과 함께 흘러온 시간의 의미를 느끼고 생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희섭 개인전 ‘바람과 달 그리고 회화나무’는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2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정보]

• 제목: 박희섭, 500년 회화나무로 풀어낸 시간과 생명의 서사 개인전 개최

• 기간: 2026년 6월 16일~27일

• 장소: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2

• 관람료: 무료

• 후원: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 전시작품: 30여 점 (300호 대작 포함)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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