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귀촌 청년농 만나 현실 청취… “5년 상환으론 농촌 못 버틴다”
“청년농 지원금도 결국 빚”… 현장 목소리에 금융지원 확대 약속
사과값 폭락·유통 불균형 지적… “제값 받는 농업 만들겠다”

[스포츠서울 ㅣ 남원=고봉석 기자]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가 25일 저녁 남원시 산내면 부운마을을 찾았다. 한 시가 바쁜 와중에 시골을 찾아간 것은 귀농·귀촌 청년 농업인들과 만나기 위해서였다. 지역소멸위기에 대처하는 민생투어로 이뤄진 이날 간담회에서 김 후보는 “청년 농부를 위한 장기 저리 대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즉석에서 내놨다.
지리산 뱀사골 인근에 자리한 부운마을은 전체 23가구 중 절반이 귀농·귀촌 가구로 구성된 마을이다. 산내면 18개 마을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 이날 김 후보는 저녁 바베큐 모임을 하던 귀농인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 출신의 귀농 4년 차 권상욱(38)·오수인(33) 씨 부부는 “청년농업인 자금 5억 원 대출로 3천 평 규모의 사과 농사를 시작했지만, 상환 기간이 너무 짧아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현행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 대출은 세대당 최대 5억 원으로 5년 거치 후 20년 상환이 가능하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초기 수년간 소득이 불안정해 상환 압박이 현실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권 씨는 “부산 친구들은 귀촌한 것을 부러워하지만 실상은 정부 대출을 받아도 다 빚이고, 농사는 기후 영향을 직접 받다 보니 불안하다”며 “농사 짓는 것 자체는 좋은데 그 외의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기존 농가 대출, 청년 농부 대출, 스마트팜 대출 모두 4~5년 안에 갚아야 하는 구조인데, 농사지어 5년 안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며 “이건 농촌의 현실을 모르는 지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북의 금융회사들을 설득해 30년 이상 장기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후보는 “10개 정도 시범 사업을 통해 성공 사례가 1~2개만 나와도 청년들이 농사로 승부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전북의 인구소멸 지역 문제는 청년 귀농귀촌 활성화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 사과 농가의 수매가 불균형 문제도 거론됐다. 권 씨는 “지리산 쪽 사과 농가가 120여 가구나 되지만 톤당 수매 가격이 안동보다 100만~150만 원가량 낮아 좋은 사과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우리 지역 좋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해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kob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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