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스쿠발’ 김진욱 펄펄

이제 5이닝으론 만족 못 해

“5이닝이면 스쿠터래요”

프로 6년차, 이제 위상이 다르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제 5이닝만 던지면 스쿠터래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믿고 올리는 선발’이 됐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온지 6시즌 만이다. 꽤 오래 걸렸다. 그래도 20대 중반 젊은 투수다. 앞길이 창창하다. 주인공은 ‘사직 스쿠발’ 롯데 김진욱(24)이다.

김진욱은 올시즌 7경기 42.2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2.53 기록 중이다. 40삼진에 14볼넷이다. 삼진-볼넷 비율 2.86이다. ‘빼어나다’는 말이 떠오른다.

시즌 첫 등판에서 4.2이닝 3실점 기록했다. 이게 5이닝을 못 던진 유일한 경기다. 두 번째 등판에서 8이닝 1실점으로 날았다. 이를 포함해 시즌 퀄리티스타트(QS) 4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2회다. QS이기는 해도 6.2이닝 무실점 경기도 있다.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 지명자다. ‘꼭 잘돼야 하는 선수’라 했다. 2021~2025년은 실망스러웠다. 2026년은 다르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준비하다 철회했다. 배수진을 친 셈이다. 비시즌 이악물고 준비했다. 사비를 들여 일본의 트레이닝 시설을 찾았다. 캠프에서도 가네무라 사토루 투수총괄코치가 붙었다. 김상진-이재율 투수코치 또한 김진욱에게 공을 들였다.

중심이동을 다시 잡았다. 하체를 강화하면서 상·하체를 골고루 쓰게 됐다. 스피드가 올랐다. 지난해 속구 평균 시속 143.8㎞ 기록했다. 올해는 평균 시속이 146.4㎞다.

제구도 잡혔다. 김진욱 스스로 “이제 볼넷 생각을 지웠다. 타자와 승부만 생각한다. 타자가 어떤 공을 노릴지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볼을 안 던지는 투수는 없다. 어떻게 던지고, 얼마나 줄이느냐 싸움이다. 김진욱이 이게 된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2승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내용만 보면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선발진에서 평균자책점 1위다. 리그 전체에서도 3위다. 이닝도 토종 투수 가운데 전체 2위다.

이제 김진욱이 등판하면 5이닝을 넘어 6이닝 이상 기대한다. 7~8이닝까지도 본다. 직전 등판인 9일 홈 KIA전에서도 8회 마운드에 올랐다. 7.1이닝 2실점 QS+ 호투다.

별명도 붙었다. ‘사직 스쿠발’이다. 디트로이트 왼손 선발 타릭 스쿠발에 빗댔다. 2024~2025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같은 왼손에, 투구폼도 비슷하다.

김진욱은 “속구 구속이 오르니까 자신감도 붙는 것 같다. ABS가 있으니 하이 패스트볼도 자신 있게 던진다. 체력도 괜찮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거의 1군에서 던지지 않았다. 체력은 남는다”며 웃었다.

이어 “이제 7이닝 던지면 스쿠발이라 하고, 5이닝 던지면 스쿠터라 하더라”며 재차 웃은 후 “그만큼 주변에서 기대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내가 내 역할을 꾸준히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흐름이 좋다. 자만하면 안 된다. 매 경기가 소중하다. 공 하나 던질 때마다 조금 더 집중하려 한다. 코치님들께서 정말 신경 많이 써주신다. 기술적 완성도를 더 높이려 한다”며 위를 바라봤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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