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박찬욱 감독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를 열었다.

박찬욱 감독은 12일(현지시각)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한국어로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아내가 ‘가지 말자’고 했다. 심사위원을 해본 적이 있어서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걸 알았다. 5분간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박찬욱 감독은 “제가 칸 영화제에서 여러 번 경쟁 상영도 하고, 상도 받았다. 선물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더라”며 “2017년에 심사위원을 할 때 동료들과 너무 좋은 추억이 있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다른 분들(심사위원)이 선정이 안 됐었지만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있고, 믿었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수락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정치와 예술을 분리해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정치와 예술이 대립하는 개념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그것이 예술의 적이라고 인식되선 안 된다. 동시에 정치적으로 경청할 만한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고 그 영화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소신 발언했다.

이어 “아무리 훌륭한 정치적 주장을 말하고 싶어도, 그것이 예술적으로 탁월하게 성취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프로파간다’에 불과하지 않냐”며 “정치가 예술적으로 주장이 잘 된다면 경청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감독은 “순수한 관객의 눈으로 영화를 볼 작정이다. 아무런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없이 설레는 마음으로 날 놀라게 할 영화가 무엇인지 기다린다”며 “하지만 관람이 끝나고 심사회의를 할 땐 이런 자세가 아니라 전문가로서 영화에 대해 뚜렷한 견해를 가지고, 역사를 잘 아는 전문가로서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2004년 칸에 첫발을 내디뎠던 박 감독은 “그때만 해도 한국 영화가 가끔 소개됐는데 불과 20년밖에 흐르지 않았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더 이상 영화 변방국가가 아니”라며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 영화가 잘해서 드디어 중심에 진입했다’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영화의 중심 자체가 확장돼 이제 더 많은 나라와 다양한 영화를 포용할 수 있게 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확실히 말하고 싶은 건,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한국 영화에 더 점수를 주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올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선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비롯해 총 22편의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심사위원단은 박찬욱 감독을 필두로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 클로이 자오 감독 등 총 8인이 맡았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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