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식당에 있어요”…故김창민 감독 마지막 부탁, 가해자는 “죽이려고 또 찼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들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녹취에는 “죽이려고 했다”는 직접적인 표현과 함께 경찰 수사를 비웃는 정황까지 담겼다.

최근 JTBC 보도에 따르면 폭행 주범 이모씨는 사건 당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공범 임모씨와의 통화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이씨는 통화에서 “죽이려고 까고(차고), 다시 가서 또 깠더니 잠든 것 같길래 또 쳤다”고 말했다. 이어 “‘너 그냥 죽어’라고 하며 파운딩 펀치를 꼽았다”고도 했다. 파운딩 펀치는 쓰러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가격하는 격투기 기술이다.

특히 그는 “내 손으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살해 의도를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또 다른 녹취에는 경찰 수사를 조롱하는 내용도 담겼다. 당시 경찰은 식당 CCTV를 확인하고도 “임씨는 폭행을 말렸다”는 이씨 진술을 토대로 공범 임씨를 입건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공범과의 통화에서 “X나 웃긴 건 (경찰이) 둘이서 그랬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넌 그냥 말린 거라 진술했다. 네가 안에서 헤드록 건 것도 얘기 안 했다”며 범행 은폐 정황까지 드러냈다.

해당 녹취는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검찰 전담수사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됐다. 경찰은 초동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 없이 사건을 송치했고, 두 차례 기각됐던 구속영장은 녹취 확보 이후에야 발부됐다.

사건 당시 김 감독은 경기 구리시 수택동 한 식당에서 발달장애 아들과 식사하던 중 술을 마신 일행과 시비가 붙어 집단 폭행을 당했다.

JTBC에 따르면 김 감독은 양팔로 목이 졸리는 ‘백초크’를 당해 기절한 뒤 골목으로 끌려가 20여 차례 폭행을 당했다. 이 장면은 발달장애 아들이 모두 지켜봤다.

폭행은 새벽 1시22분 경찰이 도착한 뒤에야 멈췄다.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버틴 김 감독은 구급차에 실리기 전 경찰에게 마지막으로 “아들이 식당 안에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남긴 뒤 김 감독은 30분 만에 반혼수 상태에 빠졌고, 이후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됐다. 결국 닷새 뒤 코마 상태에 빠졌다.

김 감독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검찰은 이번 녹취를 통해 가해자들의 살해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해 기소할 방침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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