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짱구’는 배우 정우의 시간을 따라간다. 2009년 ‘바람’ 속 질주하던 10대 짱구는 어느덧 20대를 지나 배우를 꿈꾸는 청춘이 됐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정우는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된다. 여러 감정이 섞여 있다”며 “처음엔 배우로만 참여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정우에게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이었다. 카메라 안이 아닌 밖에서의 경험까지 책임져야 했다. ‘짱구’로 첫 연출을 맡게 된 정우는 “그동안 연기만 해왔는데 이번에는 제작 과정까지 함께하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많이 풀렸다. 개인적으로는 성장통을 크게 겪은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짱구’는 정우의 과거를 바탕으로 한다. “그때는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조금은 우스꽝스럽지 않았을까 싶었다”는 정우는 “멀리서 보면 행복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그러한 결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영화 속에는 정우가 배우를 꿈꾸던 시절 동경했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영화 ‘실미도’ ‘약속’ ‘쉬리’ ‘초록물고기’ 등 선배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키워온 꿈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연출적 도전에 대한 의미도 크지만, 또 다른 도전은 81년생인 정우의 20대 후반 연기였다. 정우는 “목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너무 굵어지지 않도록 조절했다”며 “체중도 7~8kg 정도 감량했다. 피부는 타고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0대 청춘을 그리다보니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축은 ‘사랑’이다. 정우는 이를 20대의 성장통과 연결 지었다. “10대가 친구라면, 20대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성장통이 있는 시기 같다. 사회에 나와서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고, 그만큼 불안도 커진다”며 “그 와중에 친구들과 어울리고 방황하는 모습 역시 현실이다. 그걸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공식 천만’이라는 애칭을 가진 전작 ‘바람’과의 연결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정우는 “전작을 뛰어넘기보다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고 봤다”며 “‘짱구스러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익살스럽고, 지질하고, 조금은 서툰 모습들.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짱구’는 2010년을 배경으로 한 탓에 현 시점에 비해 캐릭터 활용법이나 일부 대사들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이에 대해 정우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만졌어야 했다. 사실 저는 주사위 던지듯이 던졌던 것 같다.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며 “제 경험과 허구, 상징적인 요소들이 섞여 있는 이야기다. 성공담이 아니라 긍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아내 김유미의 역할도 컸다. 정우는 “처음엔 시나리오라기보다 에피소드 나열에 가까웠다. 그걸 아내가 흥미롭게 봐줬고 이후 제작을 결정하게 됐다”며 “시대 고증에 집중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정우는 ‘짱구’가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말했다. 정우는 “우리 인생이 영화처럼 극적이지는 않지 않냐.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 공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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