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2025년 결산 부결 감사를 부회장 영전 논란

정기총회서 감사 경영진 ‘견제’ 대신 ‘방어’ 논리

“견제 실패에 대한 책임 아닌 보상 주어진 것”

협회 “절차상 문제 없다” 일축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가 나왔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2025년 결산안이 부결됐는데, 당시 감사로 재직하던 인사가 부회장에 선임됐다. 감사는 원래 경영진을 감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비상식적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출발은 지난달 31일 열린 KPGA 정기총회다. 이날 총회에서 2025년 사업 결산 승인의 건이 부결됐다. 대의원들이 문제 삼은 핵심은 예산과 결산 간의 큰 차이였다. 당초 약 19억4000만원 흑자로 보고했으나 실제 결산은 약 11억원 적자였다.

약 30억원에 달하는 손익 괴리가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대의원들은 결산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회는 외부 감사인을 포함한 특별감사를 진행키로 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총회 질의 과정에서 결산과 예산 문제를 둘러싼 핵심 질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감사가 오히려 방어 논리를 펼치는 모습이 반복됐다. 감사는 원래 재산 상태와 회계 점검, 업무 집행 감시, 문제 발생 시 보고 등을 수행하는 내부 견제 장치다.

이번 총회에서는 견제자라기보다 경영진을 방어하는 역할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높다. 총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회장이 직접 답해야 할 사안인데 감사가 앞서 설명하는 구조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회계 전문가들도 고개를 저었다. 한 회계사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사단법인 감사의 기본 역할은 경영진의 사업과 예산 집행을 감시하는 것”이라며 “비호하거나 방어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산이 부결된 해의 감사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더라도 도의적 책임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정점은 인사다. 총회 이후, 문충환 전 업무감사가 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산 부결로 20일부터 4주 일정으로 특별감사를 시작했는데, 피감사자로 볼 수 있는 전임 감사가 최상위 경영진에 등극한 셈이다. 내부에서는 “견제 실패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보상이 주어진 것”이라고 비판한다.

협회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협회 관계자는 “문충환 부회장 선임은 협회 정관 및 내부 규정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인사”라며 “임명권자인 회장의 고유 권한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절차적 하자도 없다”고 설명했다.

쟁점은 절차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다. 감사가 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특별감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벌써 의문부호가 따른다. KPGA 특별감사 결과에 귀추가 모인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