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시즌 초반 타격 순위 최상단을 점령한 이름이 낯설다.
KBO리그가 개막해 팀당 18~19경기를 치른 현재 여전히 두 명이나 타율 4할 고지를 지키고 있다.
SSG 박성한(28)과 삼성 류지혁(32)이 주인공이다. 원래 알아주는 수비력에다 이젠 방망이까지 화끈하게 돌린다. 소속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박성한은 타율 0.470으로 독보적인 타격 1위다.
최다 안타(31안타), 2루타(9개), 출루율(0.578), OPS(1.260·출루율+장타율), 득점권 타율(0.579) 모두 선두다. 개막 이후 연속 안타(18경기) 타이기록도 현재진행형이다.
공격 첨병인 리드오프와 수비 사령관인 유격수를 동시에 맡으며 일군 성과라 더 대단하다.

바뀐 타격관이 깜짝 도약의 밑거름이었다.
박성한은 2025시즌 볼넷 79개로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할 만큼 선구안이 뛰어나다. 더욱이 지난 시즌 1번 타자로 뛰며 출루에 신경 쓰느라 ‘억지로’ 공을 많이 보기도 했다. 올 시즌 그런 부담감을 내려놓고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했다. 야구가 술술 풀린다.
지난 스프링캠프 때 SSG 이숭용 감독이 “주자 있을 때라도 초구부터 자신 있게 공략하라”고 주문한 게 통했다. 공을 신중히 보되 조언대로 좀 더 공격적으로 치니 깜짝 놀랄 결과가 뒤따랐다.

류지혁은 타율 0.412로 꽤 오랫동안 타격 2위다.
지난 3년간 안정된 수비가 돋보이는 전천후 내야 자원이었는데 방망이에도 눈을 떠간다. 올 시즌 삼성 왕조의 주역 최형우가 돌아와 공포의 타선을 구축한 팀에서 뜻밖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통산 타율은 0. 274에 불과(?)하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해 KIA를 거쳐 푸른 유니폼을 입은 지금까지 12시즌 동안 규정타석 3할조차 단 한 번도 달성한 적이 없었다.

반전의 비결은 체중 감량이었다.
지난 비시즌 무려 8㎏나 뺐다. 2025시즌 후반기 체력 저하로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기본’으로 돌아갔다. 매일 야외에서 2시간씩 달리고, 실내에서 ‘천국의 계단’으로 불리는 스텝밀(Stepmill)을 타고 또 탔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았다.
몸이 날렵해지니 특히 빠른 공 대처가 좋아졌다. 스윙 스피드와 회전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빠른 스윙으로 홈런보다 2루타 만들기를 목표로 삼고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했다. 18경기에서 2루타 7개, 3루타 1개, 홈런 2개로 장타가 눈에 띄게 늘었다. 13타점(공동 10위)으로 찬스에 강한 타자로 변신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두 ‘4할 타자’는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리그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한편 꿈의 4할은 KBO리그 원년인 1982년 백인천(83)이 유일무이하게 달성했다. 72경기에 나와 타율 0.412를 찍었다. 당시에는 팀당 80경기로 현재 144경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1994년 이종범(56)이 해태(현 KIA) 시절 타율 0.393로 4할에 가장 근접했다.
dh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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