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日 원폭 생존자 만난 오타니

사인볼에 기념촬영까지…“꿈 이뤄진 순간”

LAD 로버츠 감독 “그녀를 만난 건 영광”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꿈이 이뤄진 것만 같아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2)의 ‘특급 인성’이 또다시 조명됐다. 1945년 나가사키 원자폭탄 생존자인 100세의 나카모토 모모요 켈리와 만남이 성사되면서다.

MLB닷컴은 19일(현지시간) “오타니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전에서 켈리를 만났다”며 “오타니는 더그아웃 근처에 휠체어를 탄 여성이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장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악수를 청했다”고 전했다.

나가사키 원자폭탄 생존자인 켈리는 1950년대 초 남편과 함께 이주해 현재는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중이다. 콜로라도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방문했고, 이번 깜짝 만남은 평소 야구를 즐기는 켈리를 위해 손자 패트릭 파우스트가 마련했다. 켈리는 “꿈이 이뤄진 것만 같다”며 감격했다.

패트릭은 “‘100’이라는 숫자 자체가 특별하다. 원자폭탄 생존자 중 아직 살아 계신 분들이 많지 않다”며 “큰일을 겪은 할머니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는 다저스뿐 아니라 콜로라도 경기까지 챙겨본다”며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선수들이 늘면서 야구에 더 빠지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엔 오타니를 비롯해 일본에서 태어난 로버츠 감독과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다저스), 스가노 도모유키(콜로라도)도 함께했다. 이번 만남은 선수단 전체에 큰 울림을 남겼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버츠 감독은 “켈리를 만날 수 있어 영광”이라며 “나가사키 원자폭탄 당시 그녀는 19세에 불과했다. 이렇게 살아남아 자신의 얘기를 전할 수 있다는 건 기적과도 같다.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역사를 마주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켈리에게 사인볼을 건네고 기념사진도 남겼다. MLB닷컴은 “켈리가 처음 야구를 접한 건 1950년대 초 미국으로 이주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디미자오의 커리어 막바지 경기를 지켜본 것”이라며 “그로부터 75년 후, 미국에서 활약 중인 일본인 선수들을 직접 만났다”고 적었다.

켈리는 “좋아하는 선수가 정말 많다.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스가노 등”이라며 “스가노는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시절부터 지켜봐 왔다”고 귀띔했다. 스가노 역시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면서 “직접 만나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정말 크신 분”이라고 화답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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