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그냥, 너라서 좋아해.”

짝사랑이다. 걸그룹 이프아이(ifeye)가 8개월의 치열한 재정비를 마치고 세 번째 EP ‘애즈 이프(As if)’로 돌아왔다. 고백을 위한 기다림이었다. 이프아이는 이번 공백기를 통해 ‘제작진 전면 교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팀의 정체성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숨겨뒀던 속마음을 꺼내놓을 순간이다.

이프아이(원화연 태린 라희 카시아 미유 사샤)의 새로운 타이틀곡 ‘헤이지(데이지)(Hazy(Daisy))’는 귓가에 부드럽게 감기는 이지리스닝 팝 트랙이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곡 ‘널디(NERDY)’를 필두로 강렬한 퍼포먼스에 집중해온 이들이기에 이러한 변화는 파격적이다.

하지만 멤버들의 확신은 여느 때보다 분명하다. 라희는 “1, 2집과는 또 색다른 느낌으로, 조금 더 발랄한 저희만의 소녀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밝혔고, 미유는 “내가 진짜 짝사랑을 한다면 어떤 감정일까 상상하며 녹음했다”고 전했다. 태린 역시 “처음 가이드를 들었을 때는 귀엽다고만 생각했지만, 우리 목소리를 입히고 나니 몽글몽글한 느낌이 살아났다”며 이번 변화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변화의 폭을 가장 극적으로 증명하는 이는 리더 카시아다. ‘널디’에서 과감한 오프닝을 책임지며 ‘머리 묶는 걔’로 각인됐던 카시아가 이번에는 맑고 러블리한 얼굴로 ‘애즈 이프’의 무대를 채운다. 카시아는 “첫사랑의 설레는 느낌을 담기 위해 더 사랑스러운 표정 연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무대 위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실제 카시아는 풋풋하고 다정한 말투가 도드라지는 멤버다. 이프아이라는 팀을 관통하는 매력도 이와 같다. 무대 위에서는 완벽을 추구하는 프로 아이돌이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를 모두 공유하고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는 소녀들이다. 이러한 반전이야말로, 팬들이 이프아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8개월의 시간 덕분이다. 이프아이 멤버들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원화연은 “서로 속마음을 터놓는 시간을 가지면서 멤버들끼리 더 돈독해졌다”고 고백했고, 라희는 “불편한 일이 생기면 꼭 얘기하고 풀기로 약속했다”며 “이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무가 맞아 있을 정도로 팀워크가 탄탄해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맏언니가 아님에도 리더로서 팀의 중심을 잡는 카시아의 역할도 컸다. “처음 해보는 리더라서 부담도 컸다”는 카시아는 “멤버들이 바라는 리더가 어떤 모습인지 먼저 물으며 자리를 찾아갔다”고 전했다.

인터뷰 내내 멤버들의 눈빛이 가장 반짝인 주제는 팬덤 ‘이포리’였다. 특히 원화연은 팬 사인회에서 받은 한 통의 편지를 소중히 추억했다.

“한 팬분께서 저를 좋아하는 100가지 이유를 적어주셨는데, 마지막 100번째 이유가 ‘그냥 너라서’였어요. 아무런 이유 없이 누군가를 좋아해 준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죠.”

조건 없는 사랑, 그것은 이프아이와 이포리의 관계이자 멤버들이 서로를 향해 품은 마음과 같았다. ‘어딜 가도 늘 웃는 네가 보여. 나 혼자만 다른 세상 같이. 어딜 가도 네 목소리가 들려’라는 ‘헤이지(데이지)’ 가사처럼, 이프아이의 고백이 올봄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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