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어떤 사건은 시간이 흘러도 끝나지 않는다. 범인이 잡혀도, 기록이 정리돼도, 그 사건을 통과한 사람들 안에서는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는다. ENA 새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비극의 이름을 다시 꺼내되, 이번에는 “범인을 쫓던 시절”이 아니라 “진범이 드러난 뒤에도 남은 사람들”을 바라본다.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다. 1988년부터 2019년까지 30년을 오가며 펼쳐지는, 악연과 증오로 얽힌 두 남자의 진실 추적이 강렬한 서스펜스를 안길 예정이다.
13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허수아비’ 제작발표회가 진행돼 배우 박해수, 이희준, 곽선영과 박준우 감독이 참석했다. 박준우 감독은 “작품의 시대는 굉장히 폭력적인 시대였고 남성성이 압도하는 시기였다. 가부장적 폭력성 등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했다. 과하게 코믹하게 그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작품의 중심에는 박해수가 있다. 형사 강태주를 연기한다. 집요한 관찰력과 직감으로 사건의 본질을 파고드는 인물이지만, 30년 전 강성 연쇄살인사건에서 진실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온 사람이다. 진범의 등장이 그에게는 사건의 재개가 아니라, 오래 묻어둔 시간을 다시 뜯어보는 일에 가깝다.
박해수에게 이번 작품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1년 tvN ‘키마이라’ 이후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그는 “강태주는 완벽한 정의감을 가진 인물은 아니다. 그래도 사건을 끝까지 잡기 위해 애쓰고 부딪히고 깨지는 짱돌 같은 친구다. 완벽한 형사도, 사람도 아니다. 부단히 애쓰고 노력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허수아비’가 이춘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 만큼,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한 언급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에 박해수는 “‘살인의 추억’은 범인이 잡히기 전의 이야기인데, 우리 드라마는 범인이 잡히고 난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며 “캐릭터가 겹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살인의 추억’은 너무나 명작이다. 꼭 송강호 선배 역할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 역할도 제 캐릭터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공부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박해수의 자신감이 실제로 극 중에서는 어떤 장면으로 구현됐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박해수는 “배우들끼리 ‘척’ 하는 연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며 “배우들의 연기 향연을 기대해달라”고 덧붙여 명품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허수아비’는 오는 20일 오후 10시 ENA에서 첫 방송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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