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끝장수사’가 완성된 지 7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개봉이 미뤄진 사이, 영화는 변하지 않았지만 관객의 시간은 흘렀다. 익숙하지만 안정적인 수사극은 결국 ‘타이밍’이라는 변수 앞에 위기를 맞았다.
오는 2일 개봉을 앞둔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 분)이 인생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 분)와 함께 서울로 향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극이다.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쫓는 과정 속에서 액션과 코미디, 스릴러가 결합된 전형적인 ‘버디 수사물’의 공식을 따른다.
작품은 2019년 크랭크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7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주연 배우 배성우가 2020년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킨 탓이다.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관객과 만나게 됐다.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끝장수사’는 의외로 안정적이다. 베테랑 형사와 신입 형사의 조합, 티격태격하는 관계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조는 낯익지만, 그만큼 검증된 재미를 보장한다. 억지스러운 개그에 의존하지 않고, 상황과 캐릭터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끌어내는 방식도 무난하다.
무엇보다 중심에는 배성우가 있다. 그는 생활감이 묻어나는 연기와 리듬감 있는 대사 처리로 극의 빈틈을 메운다. 능청스러움과 진지함을 오가며 완급을 조절한다. 한 인물이 끌고 가야 하는 서사의 무게를 무리 없이 감당한다.
주변 인물들의 호흡도 나쁘지 않다. 윤경호, 조한철, 이솜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의 균형을 맞춘다.

다만 정가람의 경우는 아쉬움이 남는다. 7년 전 촬영 당시 신인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지만, 캐릭터 설정과 연기톤이 충돌하는 순간들이 일부 눈에 띈다. 서울말을 사용하는 인물임에도 사투리가 묻어나며 어색함이 발생한다. 오히려 중간에 사투리를 활용하는 장면에서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나는 만큼, 설정 자체를 더 과감하게 가져갔다면 어땠을까 싶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개봉 타이밍’이다. ‘끝장수사’는 기본기에 충실한 작품이지만, 2026년 현재 관객의 눈높이에서는 다소 빤하게 느껴진다. 이미 수많은 수사물이 거쳐간 공식과 장치들이 반복되며 신선함은 희석됐다. ‘끝장수사’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익숙한 즐거움일 뿐이다.

특히 극 중 인플루언서인 김중호와 관련된 설정은 시대의 간극을 더 극명하게 드러낸다. 당시에는 트렌디했을 요소들이 7년이 지난 지금은 꽤 낡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소소한 말장난 역시 웃음을 유발하기보다, 시대 차이를 체감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결국 이 영화는 ‘나왔어야 할 시점’을 놓친 작품이다. 만약 7년 전 계획대로 개봉했다면 잘 만든 상업 영화로서 충분히 관객의 선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사이 유사 장르의 작품들이 쏟아졌고, 지금은 ‘이미 본 것 같은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끝장수사’가 전하는 재미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액션과 수사, 그리고 캐릭터 간 티키타카가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쾌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재미가 ‘지금’이 아닌 ‘그때’에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된 뒤 세상에 나오기까지 걸린 7년이라는 공백이 고스란히 작품의 현재가 됐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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