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단독 선두 질주
경기 후 자발적 특타와 피드백 미팅 등 ‘체질 개선’ 성공
144경기 장기 레이스, 나중에 연패와 부진은 필연
비난보다 따뜻한 응원 보내주세요

[스포츠서울 | 사직=박연준 기자] 거인 군단의 기세가 무섭다. 시범경기 내내 화끈한 타격전과 안정된 마운드를 선보이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축제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경계’되는 것도 있다. 곧 있으면 정규시즌, 144경기라는 긴 여정에 떠난다. 필연적으로 마주할 ‘위기의 순간’에서 팬들이 비난보다 박수를 보내길 바란다.
롯데는 현재 시범경기 1위를 달린다. 예년의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와 다른 느낌이 든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코치진과 머리를 맞대고 경기 내용을 복기하는 단체 미팅을 하거나, 야간 특타를 자처하는 등 선수단의 의식 자체가 ‘위닝 멘털리티’로 무장됐다.

문제는 정규시즌의 변수다. 야구는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전승을 거둘 수는 없다. 반드시 연패의 늪에 빠지거나, 큰 점수 차로 지며 분위기가 가라앉는 시기가 찾아온다.
열정적이기로 소문난 롯데의 거대 팬덤은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인 동시에, 때로는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성적이 좋을 때의 뜨거운 환호가 부진할 때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로 변하는 속도가 타 구단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어쩔 수 없다. 워낙 인기 팀이지 않나. 그러나 이는 어린 유망주들이나 심리적으로 쫓기는 베테랑들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김태형 감독 역시 이 지점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처럼 잘 나갈 때는 괜찮지만, 연패에 빠지거나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선수들이 급격히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라며 “감독인 나도 선수들에게 ‘결과에 위축되지 말자’는 말을 자주 한다. 결국 멘털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롯데가 ‘봄의 기운’을 가을까지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퍼즐은 팬들의 ‘인내심 섞인 신뢰’다. 넘어졌을 때 비난보다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박수를 보내주는 팬 문화가 정착되어야 선수들도 과감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다.
물론 비난할 권리는 팬들에게 있다. 그러나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사슬을 끊어내려면 선수와 팬이 하나의 호흡으로 움직여야 한다. 사직을 가득 메운 함성이 비난이 아닌 격려로 채워질 때, 비로소 거인은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시범경기를 지배한 롯데의 강한 기운이 정규시즌의 결실로 맺어지길 바라는 롯데 팬들의 염원. 이뤄지기 위해선 이기는 날의 응원이 ‘지는 날’에도 마운드와 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에게 변함없이 전달되어야 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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