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퇴보다…유강남과 전준우가 나눈 ‘대화’

“내 것이 있기에 과감할 수 있다”… 박세웅과 김민성의 ‘근본’

인성은 ‘변함’ 없이, 마운드는 ‘변화’ 있게

올시즌 롯데 가을야구, 정말 될지도?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실패를 통해서 연봉이 깎여보면, 결국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8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이다. 롯데 선수단이 자신들을 향해 날카로운 칼날을 겨눴다. ‘변함없는’ 태도로 ‘변화’를 수용하겠다는 그들의 다짐이다. 마치 인생의 철학을 관통한 느낌이 든다.

롯데는 12일 구단 공식 채널 ‘자이언츠 TV’를 통해 선수들이 생각하는 ‘변함’과 ‘변화’의 가치를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포수 유강남과 ‘캡틴’ 전준우의 대화였다. 유강남은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는 전준우조차 끊임없이 타격 폼에 변화를 주는 모습에 주목했다.

유강남은 “(전)준우 형과 타격 폼이나 중심 이동에 대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전준우라는 타자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아주 작은 변화라도 주려는 이유는 본인의 한계를 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더 나은 사람으로 가는 긍정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강남은 프로의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그는 “선수로서 인성이나 태도는 변함없어야 하지만, 야구는 변화하며 성장해야 한다. 실패를 통해 연봉이 깎이는 아픔을 겪어보면 결국 바뀔 수밖에 없는 게 프로의 생리”라고 덧붙였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생각도 궤를 같이했다. 그는 변화를 ‘수정’과 ‘복귀’의 과정으로 정의했다. 그는 “기존의 폼을 고수하다 어려움이 생기면 더 좋은 퍼포먼스를 위해 수정이 필요하다. 시도가 두렵기도 하지만, 안 되면 언제든 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역시 ‘변함’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 잘했다고 해서 ‘올해도 잘 되겠지’라고 안주하는 것이야말로 나쁜 의미의 변함이다. 잘됐던 기억조차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트렌드와 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지금 롯데의 젊은 선수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조언했다.

지난시즌 마침내 터진 윤성빈은 ‘변화’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때 야구를 멀리하고 싶을 만큼 힘든 시기를 겪었던 그는 “지금 롯데 유니폼을 입고 1군 캠프 마운드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하다. 변화하는 과정이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시도들이 있었기에 지금 다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1분 1초를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정현수 역시 “야구에 대한 태도나 인성 같은 근본적인 것은 절대 변해서는 안 된다”며 ‘변함’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동시에, 기술적인 성장을 위한 ‘변화’에는 온몸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개인 루틴, 인성, 야구장에서 태도 등 야구선수로서 뿌리는 ‘변함’없이 지키되, 성적과 퍼포먼스를 위한 줄기와 잎은 끊임없이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 실패를 거름 삼아 가치를 증명해내겠다는 롯데 선수들의 철학적인 각오다.

올시즌을 더욱 기대케 한다. 물론 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틀린 말이 아니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다 훌륭한 말이다. 인생을 다시 배운 느낌이 들 정도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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