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여자축구대표팀은 포지션이 애매하다.
여자축구대표팀은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이지만 인기는 남자에 비교하지 못할 수준으로 현저하게 떨어진다. 지난해 5~6월 대한축구협회(KFA)는 콜롬비아를 초청해 친선경기를 벌였는데 2연전에 들어온 관중은 각각 912명, 742명에 불과했다. A매치인데 1000명도 들어오지 않는 흥행 참패였다. 프로 2부 리그인 K리그2에서도 볼 수 없는 숫자였다. 가족, 지인 정도가 아니면 경기장을 찾을 사람이 거의 없는 게 여자대표팀의 냉혹한 현실이다.
A매치를 열면 수익을 올리는 남자대표팀과 달리 여자대표팀은 경기를 하면 오히려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KFA도 이를 감수하고 국내 A매치를 개최했다.
여자 축구 레전드인 지소연이 여자대표팀도 남자처럼 비즈니스석을 타야 한다고 주장하자 축구계가 냉담하게 반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중성을 갖추지 못한 대표팀에 무리하게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주를 이뤘다. 훈련복 지원 등의 기본적인 요구는 관철되는 게 맞지만, 비즈니스석 지원까지는 무리라는 반응이 불가피했다. 인기 종목인 여자배구만 봐도 대한배구협회가 선수들의 비즈니스석을 지원하지 않는다.

부정적 여론에도 KFA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을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대회 본선, 아시안게임, 올림픽 본선 등 일정 시간 이상을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조건에 한해 여자대표팀 선수단 전원에 비즈니스석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기, 대중성을 고려하면 비즈니스석 지원은 과한 게 맞다. 다만 KFA는 여자대표팀 또한 ‘국가대표’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KFA 관계자는 “선수단에서 요구하기 전에도 협회는 비즈니스석 지원을 고려했다”라면서 “금전적인 면만 고려하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선수들의 자긍심을 위해 내부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여자축구 인프라 발전을 위해서도 축구협회의 이번 결정은 주목할 만하다. 여자축구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표팀이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 엘리트 선수를 키워내기 더 수월한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자축구 유소년 지도자는 “엘리트 선수 육성 과정에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인기, 대중성만 생각하면 당연히 말이 안 되지만, 대표팀 처우가 달라지면 어린 선수, 학부모에게는 축구를 계속 시켜도 되겠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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