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호랑이들이 다시 발톱을 세웠다.

지난 시즌 개막 전 ‘절대 1강’으로 꼽히던 디펜딩 챔피언 KIA는 8위로 추락했다. 시즌이 끝난 뒤 공수 중심을 잡던 박찬호(두산)와 최형우(삼성)가 잇달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둘의 빈자리가 컸다. 새판을 짤 수밖에 없었다. 10개 구단 중 홀로 아시아 쿼터 선수로 야수를 뽑았고, 찬스에 약한 거포 대신 정교한 외국인 타자를 데려왔다.

기존 야수들도 각성해 너나없이 스프링캠프에서 칼을 갈고 있다. 2026시즌 5강 후보에도 들지 못한다는 예상을 깨겠다며 똘똘 뭉쳤다.

◇외인

제리드 데일(26·호주)은 이적한 박찬호를 대신할 맞춤형 카드다. 구멍 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메우고 여차하면 1번 타자까지 맡는다. 15만 달러(2억 1500만원)의 ‘가성비’ 아시아 쿼터다.

해럴드 카스트로(33·베네수엘라)는 파워보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다. 지난 시즌 위즈덤이 35홈런을 쐈지만 타율 0.236 득점권 타율 0.207에 그치며 큰 실망을 안겼다. 다시 ‘테스형’ 소크라테스 같은 클러치 히터와 손잡았다.

◇건강

팀의 주축 김도영(23) 나성범(37) 김선빈(37)은 KIA 반등의 열쇠다.

지난 시즌 김도영은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30경기 출장에 그쳤다. 나성범과 김선빈도 종아리, 안면 부상 등으로 각각 82경기, 84경기에만 얼굴을 비쳤다.

최형우가 보여줬던 장타 생산과 해결 능력은 ‘건강한’ 김도영 나성범이 채워야 할 몫이 됐다. 37세 동갑내기 나성범과 김선빈은 종종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체력 관리를 받는다. 3루수 김도영은 시즌 어느 시점에 ‘유도영’(유격수 김도영)의 모습도 보여줄 전망이다.

◇기세

김호령(34)과 오선우(30)는 어엿한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수비 장인’ 김호령은 지난해 마침내 방망이가 터졌다. 타율 0.283 OPS 0.793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거포 유망주’ 오선우도 18홈런을 치며 알을 깨고 나왔다.

김호령은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걸 경계해야 한다.

오선우는 지난 시즌 124경기(437타수)에 나와 158삼진을 당했다. 주어진 과제가 명확했다.

◇경쟁

신구 안방마님 한준수(27)와 김태군(37)의 경쟁은 계속된다.

김태군은 지난 시즌 타율 0.258로 통산 타율 0.250을 웃돌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형 포수’ 한준수는 2024시즌 타율 0.307에서 타율 0.225로 방망이가 확 식었다. 타격 지표를 더 끌어올려야 주전 마스크를 넘볼 수 있다.

2루에서는 ‘고교 시절 김도영 라이벌’ 윤도현(23)이 김선빈의 뒤를 받친다. 지난 시즌 47경기(177타수)에 나와 6홈런으로 만만찮은 파워를 선보였다. 전천후 내야수 김규성(29)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외야는 경쟁이 더 치열하다. 우익수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빠지거나, 붙박이 김호령과 카스트로가 부진하면 언제든 출격한다.

중견수 자원으로는 박정우(28)가 경험에서 앞서지만, 2년 차 박재현(20)과 신인 김민규(19)도 눈여겨볼 젊은 피다.

2군 캠프에서 부활을 벼르는 이창진(35), KT 안현민 뺨치는 몸짱 한승연(23), 만년 기대주 김석환(27), 백전노장 고종욱(37)도 코너 외야수 한 자리를 노린다.

dh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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