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녹슬고 부식되는 건 애교였나 보다. 이젠 부서지기도 한다. 전 세계 모든 운동선수에게 평생 한 번 품을까 말까 하는 ‘귀한 올림픽 메달’ 얘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도 메달 품질 논란이 불거졌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1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루카 카사사 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선수에게 수여된 일부 메달에 문제가 발생했다. 메달을 제작한 이탈리아 조폐국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초반부터 저품질 논란을 키웠다.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에서 우승한 브리지 존슨(미국)은 기자회견에서 “메달을 메고 점프하지 말라”고 웃어 보이며 파손된 메달을 꺼냈다. 앞서 그는 시상식 직후 금메달 없이 리본만 목에 걸고 취재진 앞에 섰는데 “기뻐서 뛰었더니 갑자기 툭 하고 떨어졌다”고 말했다.
독일 바이애슬론의 유스투스 슈트렐로우도 혼성 계주 동메달을 따낸 뒤 축하하는 과정에서 메달이 리본에서 분리돼 바닥에 떨어지는 일을 겪었다. 메달은 금이 갔다. 스웨덴 크로스컨트리 스키 은메달리스트인 에바 안데르손은 “메달이 눈 위로 떨어졌는데 부서졌다. 조직위가 내 메달에 대한 방안을 두기를 바란다”면서 불쾌한 마음을 보였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 금메달을 견인한 알리사 리우은 경기 직후 소셜미디어에 리본 없는 메달 사진을 올리더니 “내 메달엔 리본이 필요 없다”고 적었다. 허술한 메달을 비꼬아 표현한 것이다.
올림픽 메달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10년 사이 크게 늘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때 다수 메달의 도색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 떠들썩했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땐 녹스는 것뿐 아니라 부식이 돼 여러 선수가 메달 교체 요청을 한 적이 있다.
밀라노·코르티나 대회에서는 급기야 부서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조직위 측은 “메달에 문제가 생긴 선수가 반납하면 수리해 주겠다”면서 문제는 메달 자체가 아니라 메달을 매는 리본과 고리 부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세계 최고 디자이너의 본점이 즐비한 ‘명품의 도시’ 밀라노에서 개최하며 ‘명품 올림픽’을 표방한 대회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게다가 최근 세계적으로 금, 은 가격이 폭등하며 역대 가장 비싼 메달로도 주목받았다. 미국 ‘CNN’은 최근 시세를 곁들여 이번 대회 금메달 가격이 2300만 달러(약 337만 원), 은메달 가격이 1400만 달러(약 205만 원)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메달 품질이 주요 선수에게 실망감을 넘어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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