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먼저 와 있는 도시’를 읽는 것입니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이 바로 그런 작업을 수행한 책입니다. 패션, 식문화, 테크, 라이프스타일, 소비행태까지 들여다봅니다. 도쿄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이미 현실이 된 2026년의 풍경을 기록했어요. 유행을 좇는 보고서가 아니라, 변화의 구조를 해부한 인사이트 리포트에 가깝습니다.

도쿄는 항상 한 발 앞서 움직입니다. 고령화, 1인 가구, 초개인화 소비, 무인화 서비스, 로컬 브랜드의 부상까지 한국 사회가 곧 마주하게 될 변화들이 이미 일상 속에 스며든 도시입니다. 책은 그 현장을 직접 걷고, 보고, 관찰하며 얻은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트렌드 나열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소비 심리를 함께 분석한다는 점에서 깊이가 다르다고 할 수 있죠.

‘작지만 확실한 시장’에 대한 통찰은 흥미롭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동네 상권의 개성 있는 브랜드, 대량 생산보다 소량 고부가 제품, 모두를 위한 서비스보다 ‘나만을 위한 경험’이 선택받는 이유를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합니다. 도쿄의 골목 식당, 편집숍, 공유 공간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흐름임을 보여줍니다.

하여 이 책은 소비를 ‘구매’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싼 것, 많은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치, 철학, 스토리에 주목하죠.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능보다 태도, 제품보다 세계관이 중요해졌다는 메시지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테크 분야 분석도 흥미롭습니다. 무인 편의점, AI 접객, 자동화 물류 시스템 등 이미 일상화된 기술들을 소개하면서, 기술 자체보다 ‘사람과의 거리’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주목합니다. 일본 특유의 정서, 배려 문화가 기술과 결합하면서 만들어낸 새로운 서비스 모델은 한국 스타트업과 플랫폼 기업에게 참고할 만한 사례가 많습니다.

책의 진짜 강점은 ‘현장감’입니다. 데이터보다 사람의 표정이 먼저 보이기 때문입니다. 새벽 시장에서 만난 상인, 혼밥 전문점의 단골 손님,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 공간의 입주자 이야기까지.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변화의 결을 생생하게 담아냅니다. ‘잘 될 아이템’을 찾기보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게 만듭니다. 단기 히트 상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하겠습니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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