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민재, 캠프서 구슬땀 흘린다

4할 타격감의 기억과 부상의 야속함, 아쉬움이 남긴 교훈

“내가 주전 확정? 절대 아니다”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주전이라는 생각은 버렸다. 그저 기회를 먼저 부여받은 사람일 뿐이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롯데 선수단이 대만 타이난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흙으로 물든 유니폼으로 인터뷰하러 나섰다. 그만큼 훈련에 ‘제대로’ 임했다는 뜻. 어떤 선수가 이렇게 열심히 훈련했을까. 주인공은 바로 내야수 전민재(27)다. 주전 낙점이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절박함’을 유니폼에 새긴 셈이다.

그에게 지난시즌은 희망과 고통이 교차한 시간이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4월 한 달간 타율 0.423을 기록하며 리그를 폭격했다. 5월에도 0.388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며 롯데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타격 페이스가 꺾이면서 결국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타이난 현장에서 만난 그는 “많은 경험을 얻은 시즌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야속했다. 체력 저하도 있었지만, 좋은 페이스를 가지고도 100안타조차 치지 못한 점이 가장 뼈아팠다”며 “부상만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야구라는 것이 조심한다고만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이제는 그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음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팀 내에서는 그를 유력한 주전 내야수 후보로 꼽는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만 해도 되는 위치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는 ‘주전’이라는 단어 자체를 경계했다.

“나는 주전이 아니다. 그저 기회를 남들보다 조금 먼저 받는 사람일 뿐이다.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고 비시즌 동안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결국 내가 이 자리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기회가 당연히 올 것이라는 안일함이 스며드는 순간,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프로의 냉정한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유니폼이 흙으로 범벅될 만큼 훈련에 매진하면서도, 전민재는 영리한 조절법을 익히고 있었다. 과거 그는 캠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코치진에게 어필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다 보니 오버 페이스가 찾아왔고, 이는 곧 부상으로 연결되어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무조건 100%의 힘을 쏟기보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렁설렁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타격 스윙이나 수비 시 공을 따라가는 동작에서 불필요한 힘을 빼고, 결정적인 순간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캠프들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이제야 조금씩 야구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민재의 올시즌 목표는 단 하나,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완주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자 한다. 그는 “올해는 정말 끝까지 잘해서 ‘전민재’라는 선수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싶다”고 다짐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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