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그러니까, 게리가 귀여운 악역인 거죠?”
‘주토피아2’ 시사회를 다녀온 다음 날, 친한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새롭게 등장한 뱀 캐릭터 게리(키 호이 콴)가 빌런일 거라는 확신에 찬 질문이었다. “지금 게리가 뱀이라서 악역이라고 생각한 거죠?”라고 되묻는 동시에 웃음이 났다. 그 오해가 이번 작품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었다.
‘주토피아2’는 ‘뱀은 당연히 나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나선 닉(제이슨 베이트먼)과 주디(지니퍼 굿윈), 그리고 게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2016년 개봉한 1편의 흐름을 간단히 되짚으며 시작한다. 주토피아를 구한 뒤 경찰 파트너가 된 닉과 주디는 새로운 사건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앞선 주디는 번번이 사고를 내고, 닉은 그런 주디를 묵묵히 곁에서 챙기지만 둘의 호흡은 점점 어긋난다.
그러던 중 주디는 주토피아 출입이 금지된 뱀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 정체는 고향을 찾기 위해 돌아온 게리다. 그는 주토피아에 만연한 뱀 혐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닉과 주디도 게리의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뱀에 대한 오해를 풀고 다시 한 번 주토피아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까.

‘주토피아2’는 전편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사건으로 이야기에 활력을 더한다. 능글맞은 닉과 열정 넘치는 주디의 콤비 ‘케미’는 여전히 유쾌하다. 특히 서로 다른 성향의 두 동물이 이해와 성장을 통해 다시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캐릭터, 게리 더 스네이크다. 과거 누명을 쓰고 주토피아에서 추방된 종족인 ‘뱀’을 대표하는 게리는 가족의 명예를 되찾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닉과 주디의 도움을 받는다.
이 이야기는 현실 속 편견과도 맞닿아 있다. 변온동물이면서, 독이 있는 뱀은 오래전부터 ‘교활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주토피아에서도 마찬가지다. 닉과 주디 역시 처음엔 그런 게리를 의심하지만 결국 서로의 오해를 풀고 친구가 된다. 이는 전편과도 이어진다. 여우는 교활하고, 토끼는 멍청하다는 편견을 넘어선 닉과 주디가 이번엔 뱀과 친구가 되면서 또 한 번 성장한다.
익숙한 조력자들의 등장도 반갑다. 스피드광 나무늘보 플래시, 팝스타 톰슨가젤, 댄서 호랑이, 겁 많은 치타 클로하우저, 반전 매력의 사막여우 핀닉, 어둠의 큰손 북극뒤쥐 미스터 빅까지, 익숙한 얼굴들이 여전히 닉과 주디 곁을 지킨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익숙한 디즈니 속 얼굴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결말 역시 디즈니다운 이상적인 흐름으로 마무리된다. 성장과 협동으로 완성된 단단한 해피엔딩이다. 사랑스러운 파트너 닉과 주디, 그리고 게리가 이번에도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러닝타임은 108분이며, 엔딩까지 기다리면 작은 선물이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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